몸 안좋아서, 일 없어서...“그냥 쉬어요” 구직 포기 청년 50만명
구직 활동, 진학 준비 등을 하지 않고 지내는 청년(15~29세)들이 지난 2월 50만명에 육박하면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은 고용 통계 조사에서 ‘쉬었음’으로 집계되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무직으로 지내고 있지만,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인구) 가운데 ‘쉬었음’으로 집계된 263만5000명 중에 청년이 49만7000명(19%)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청년 취업자 수가 급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2월 청년 취업자는 38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5000명이나 줄었다. 2021년 2월(14만2000명 감소)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 시장 여건이 안 좋아지면 구직 활동을 포기하는 ‘실망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것은 청년 취업 상황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뜻”이라고 했다.
‘쉬었다’는 청년들이 지난달 49만7000명으로 급증한 것은 이전 최대치인 2021년 1월(49만5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청년층에게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만큼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45.5%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해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20만~30만명대를 오갔다. 그러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 2월(43만8000명)부터 40만명대로 올라섰다. 그 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약 2년간 40만명대 안팎을 오갔다. 고용 시장이 위축되면서 구직 활동을 멈추고 쉰 청년층이 늘어난 것이다.
작년 중순부터는 일상 회복 영향으로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이자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30만명 선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작년 12월부터 다시 40만명대로 올라섰고, 지난달에는 50만명에 가까워지며 역대 최대를 고쳐 썼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최근 20대 청년 취업자가 줄면서 상당수가 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넘어간 것”이라고 했다. 실업자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구직 활동을 한 사람이지만, 비경활인구는 취업하지 않았으면서 구직 활동도 하지 않은 경우다.
지난해 코로나 기저효과에 힘입어 이례적인 호조세를 보였던 고용 시장이 올 들어 급격히 활력을 잃어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윤수 교수는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곧 경제활동 참가율이 떨어진다는 뜻이고 이는 고용 시장에 인력 공급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고용 시장의 회복 탄력성도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장기적인 고용 침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 고용 시장이 청년층에게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청년층의 니즈에 맞지 않는 일자리가 많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아예 근로 의욕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찾지 못해 쉬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청년들을 취업 시장으로 끌어들이려면 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해탄 건너 일본은 주요 기업들이 내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20% 늘릴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이날 발표한 ‘2024년 봄 신입사원 채용계획 조사’에 따르면 일본 주요 기업 1987곳의 대졸자 채용 계획 인원은 전년 대비 21.6% 증가한 10만6217명이었다. 2000년 이후로는 경기 확장기였던 2006년(23.9%)에 이어 둘째로 높은 수치다. 닛케이는 “코로나로 침체했던 경제가 회복 중인 데다 구조적인 인력난이 겹치면서 기업들의 채용 의지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봄 기준 일본 기업의 실제 채용 인원은 채용 계획 대비 88.9%에 불과했었다. 저출산·고령화로 일본의 생산 가능 인구(15~64세)가 줄어들면서 젊은 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한 일본 기업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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