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5, 中서 베일 벗었다, 더는 ‘점유율 1%대’ 굴욕 없다
기아가 20일 준중형 전기 SUV인 ‘EV5′의 콘셉트카를 중국에서 공개했다. 기아는 이날 중국 상하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 데이’에서 EV5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올해 안에 중국 시장에서 EV5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옌청공장에서 생산되는 EV5는 중국 시장은 물론 전 세계로 수출한다. 기아는 옌청 공장을 글로벌 EV 수출 기지로 삼아 오는 2026년까지 총 10만대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기아가 글로벌 판매를 목적으로 한 신형 전기차를 중국에서 처음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곳. 하지만 정작 판매 실적이 크게 부진하자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신형 전기차를 앞세워 반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EV 신차로 중국 시장 공략
기아가 이날 공개한 EV5는 실내외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콘셉트카로, 1열과 2열 시트 모두 360도 회전이 가능해 창문을 바라보거나 서로 마주 보며 앉을 수 있도록 했다. 트렁크 공간은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아는 이날 EV5 외에도 EV6 GT, EV9 콘셉트카 등 전기차 3종을 공개했다. 2021년 출시된 준중형 SUV 전기차 EV6의 고성능 모델인 EV6 GT는 기아의 중국 1호 전기차로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EV6 GT는 제로백 3.5초, 최고 속도 시속 260㎞로 ‘기아 스팅어의 고성능 특징을 물려받은 전기차’로 불린다. 기아는 고성능 모델을 앞세워 중국 내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대형 SUV인 EV9도 상반기 내에 출시한다. 또 2027년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전기차 모델 최대 6개를 중국 현지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2025년까지 100개 이상의 고속 충전기도 중국 현지에 설치한다.
현대차도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로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차는 지난 17일 중국 시장에 제네시스 전기차 GV60 판매를 개시했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에는 중국에서 G80과 GV70 전기차 모델도 공개했다. 현대차는 중국 상하이와 청두, 난징 등 8곳에 불과한 제네시스 쇼룸을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확대해 중국 내 제네시스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中, 현대차의 아픈 손가락
현대차그룹에서 중국은 아픈 손가락이다. 현재 점유율이 1.3%에 그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연간 2100만대에 달하는 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면서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 초 “2023년은 중국 사업을 정상화해야 하는 한 해”라면서 올해 중국 시장 판매 목표치를 전년 대비 20.5% 증가한 30만6000대로 제시했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현대차그룹의 중국 내 판매량은 2016년 179만2000대로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2019년 90만9000대, 지난해엔 33만9000대로 떨어졌다.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인 보복 조치 이후 급감했다. 이후 중국 정부의 코로나 봉쇄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붕괴와 판매 감소, 외국계 기업에 대한 보이지 않는 보복, 자국 전기차 기업들의 부상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전기차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상품성뿐 아니라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첨단 사양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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