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정원 함께 가꾸며 삶의 질 높여요” [차 한잔 나누며]

조병욱 2023. 3. 2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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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한 지식보다 직접 키운 당근을 힘겹게 땅에서 뽑아낼 때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크다고 해요."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송정동 한 주택가 옥상 정원에서 만난 이가영(39·사진) 서울가드닝클럽 대표가 전한 회원들의 후기다.

이 대표는 단순히 정원을 가꾸는 것뿐 아니라 정원에서 요가 수업도 열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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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서울가드닝클럽 대표
“주택 옥탑에 모여 식물 심고 즐겨
정원서 요가·모임 등 다양한 활동
관상용서 이제 경험의 공간으로”
“심오한 지식보다 직접 키운 당근을 힘겹게 땅에서 뽑아낼 때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크다고 해요.”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송정동 한 주택가 옥상 정원에서 만난 이가영(39·사진) 서울가드닝클럽 대표가 전한 회원들의 후기다. 다세대주택이 옹기종기 들어찬 주택가 옥탑 사무실 정원엔 로즈메리부터 참억새, 문그로우 등이 가지런히 심겨 있었다. 그 사이로 번호가 매겨진 0.6㎡ 크기의 검정색 상자가 여럿 눈에 띄었다. 이곳이 회원들에게 일정 기간 분양해 함께 식물을 심고 가꾸는 공유정원이다.

2017년 5월, 30대 초반의 이 대표는 광고회사를 10년 넘게 다니다 어느 날 문득 “1년 정도는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홀연히 사직서를 내고 자체 휴경기에 돌입했다. 우연히 버스를 타고 가다 보이는 차창 밖 풍경 속 숲에 풀과 나무 이름을 하나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스마트폰으로 등록 가능한 가드닝 수업을 검색해 등록한 것이 시작이었다.
서울가드닝클럽의 공유정원에서 참가자들이 원예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가드닝클럽 제공
서울가드닝클럽의 공유정원에서 참가자들이 요가수업을 듣고 있다. 서울가드닝클럽 제공
그는 “그렇게 춘천 수목원에 가서 배우고, 정원 디자인하는 곳에 공사도 따라다니고, 관련한 아르바이트도 1년 가까이 했다”며 “이걸로 무얼 할까 고민하다 결국 기존에 해왔던 기획력을 살려 식물에 도시와 공간을 접목하는 일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 길로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해 전문적인 지식도 쌓았다.
대학원생 시절 우연히 문을 연 공유정원 프로젝트가 창업의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옥탑방 작업실에 작은 정원이 있었는데 이곳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같이 정원을 가꿀 사람을 모았는데 인근에 살던 개발자, 회사원, 건축가, 작가 등 여러 사람이 모였다”고 했다. 그렇게 모인 이들은 매주 함께 모여 각자의 정원을 가꾸고 즐겼다.
서울가드닝클럽의 공유정원 전경. 서울가드닝클럽 제공
과거 구청에서 분양하던 텃밭에는 없었던 콘텐츠가 이곳의 강점이다. 3년 전 창업한 그는 “과거에는 정원이 단순한 관상용이었다면 이제는 거기에 콘텐츠를 넣어 경험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단순히 정원을 가꾸는 것뿐 아니라 정원에서 요가 수업도 열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정원계의 ‘에어비앤비’를 꿈꾸는 그는 “도시의 공간이나 구조가 너무 공급자 중심”이라며 “이걸 수요자 중심으로 우리 삶에 필요한 녹색 공간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환경을 요구하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그 이야기가 확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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