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이 건설노조 차려 돈 갈취…건설현장 협박 일당 검거(종합)

지난해 4~12월 14개 건설사 8100여만원 뜯어
사다리차·드론 동원 업무방해…군소노조 연대도

(청주=뉴스1) 김용빈 박건영 기자 = 형식적인 건설노조를 설립해 공사를 방해하고 건설사로부터 금품을 뜯어낸 현직 조직폭력배들이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충북경찰청은 20일 조직폭력배 A씨(42) 등 2명과 군소노조 지부장 1명 등 총 3명을 특수공갈 혐의로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공범인 B씨(30대)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해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건설노조를 만든 이들은 연말까지 도내 14개 공사 현장에서 209회 집회를 열었다.

공사 기간이 지연되면 건설사가 손해를 입는다는 점을 악용해 돈을 뜯어낼 의도였다.

공사 차량의 출입을 방해하거나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단속한다며 건설사를 협박했다. 공사장 내부 현장을 촬영하기 위해 사다리차와 드론까지 동원했다.

건설사에 월례비나 발전기금, 복지비 등을 요구해 건설사 한곳당 약 250만~7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렇게 뜯어낸 돈은 모두 8100만원에 달한다.

폭력조직 소속으로 복역 후 돈벌이를 찾아다니던 주범 A씨 등 2명은 노동청으로부터 정식 노조 설립을 허가받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회에 참여할 노조원들은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채용하거나 충청권 군소노조 4~5곳과 연대해 협력하기도 했다.

B씨 등 7명은 일당을 받아 집회에 참여하거나 범행 대상이 될 건설현장을 물색하는 등 불법행위에 가담했다.

이들 모두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거나 정상적인 노조 활동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지욱 충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철저한 수사로 건설 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폭력배들의 조직적 범죄행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건설업체로부터 2년간 월례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타워크레인 노조원 14명도 공갈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받아 챙긴 돈은 약 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vin0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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