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고장난 보일러·수도 고치는 ‘똑순이’ 해결사[신(新)이장열전]

김창효 기자 2023. 3. 2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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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전북 상장백마을 인남희 이장
서울 살다 남편 고향 귀촌 15년째
마을 숙원사업 수로 공사 마무리
역사·문화재 탐방 교사로도 활약

“우리 마을 어르신들이 꼭 제 부모님 같아요.”

전북 무주군 무주읍 상장백마을에서 인남희씨(49)는 ‘똑순이’ 이장으로 유명하다. 마을 어르신들의 불편사항을 똑소리 나게 해결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인씨는 2020년 마을 주민들의 간곡한 권유로 이장을 맡았다. 22가구 주민 33명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상장백마을은 조그마한 마을이지만 이장에게 바라는 것은 다른 큰 마을처럼 많다. 이 마을 주민 대부분은 75세 이상이다. 그래서인지 마을 어르신들의 소소한 일은 모두 인씨 몫이다.

“우리 동네에 젊은이들이 없어요. 제가 막내나 다름없죠.”

수도와 보일러, 전기가 고장날 때마다 어르신들은 스스럼없이 인씨를 부른다. 인씨는 “이제 웬만한 고장은 다 해결한다. 고장난 수도꼭지나 전기플러그 교체는 척척 할 수 있다”며 웃었다.

상장백마을은 인씨 남편의 고향이다. 결혼 후 서울 생활을 하다 귀촌한 지 15년이 흘렀다. 이곳에서 인씨는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이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3년 넘게 마을 일을 맡아 주민 화합과 편익 증진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일에 앞장서 참여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똑순이 이장’ 인씨는 2021년 농수로 복개 공사를 마무리하고 2022년엔 수십년 전부터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구불구불한 수로 공사를 끝내는 데 견인차 구실을 했다.

마을 어르신들과 인씨는 이미 부모와 자식 같은 사이가 됐다. 처음엔 어르신들과 가까워지기 힘들었지만 요즘은 외출할 때 자신의 차로 모시고 다니는 일도 많다.

그는 2017년부터 마을 교육협동조합에 몸담으면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와 문화재 탐방, 마을 탐방 교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인씨는 “미래세대를 위한 마을 알리기와 역사교육에 지방자치단체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며 “마을 어르신들에게 ‘최고의 이장’이라 불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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