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완성차 업체, 배터리 생산 넘어 판매까지 ‘시동’
테슬라도 흑연 등 원료 확보 나서
‘아웃소싱’에서 ‘인소싱’으로 변화
현대차그룹은 합작공장에 무게
전기자동차 전환을 서두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같은 업체에 아웃소싱해온 배터리 생산을 직접 도맡아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유럽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한 발 더 나아가 경쟁사인 미국 포드에 배터리를 공급하겠다고 나섰다.
토머스 슈몰 폭스바겐 기술담당 이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PowerCo)를 글로벌 배터리 공급업체로 만들 것”이라며 “유럽과 북미에서의 폭스바겐 배터리 수요를 충족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파워코는 폭스바겐이 배터리 내재화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설립한 자회사이다. 앞서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연간 24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셀 공장 6개를 짓겠다고 밝혔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37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폭스바겐은 제3자인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배터리 셀을 판매할 계획이다. 슈몰 이사는 “파워코는 포드가 유럽에서 생산하는 120만대 분량의 전기차에 배터리 셀을 납품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유럽 진출을 위해 폭스바겐의 MEB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하기로 제휴했는데, 플랫폼뿐만 아니라 배터리 셀까지 공급받는다.
전기차 선도업체인 테슬라도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테슬라는 최근 국내 배터리 소재업체 엘엔에프와 3조8000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호주의 광산업체에서 음극재 원료인 흑연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의 30%에 자체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인소싱’을 꾀하는 가장 큰 목적은 비용 절감이다. 배터리 가격은 전기차 가격의 약 30~40%를 차지한다.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면 마진폭을 줄여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배터리와 전기차 수직계열화를 이뤄 원가 혁신에 성공한 중국 비야디(BYD)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략이 다르다. 일찌감치 정의선 회장이 “배터리 셀 연구는 가능하지만 생산은 배터리 업체가 맡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인소싱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대신 배터리 업체들과의 합작공장 설립을 통한 셀 조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전문기업이 수십년간 쌓아온 기술 노하우를 단시간에 따라잡기는 힘들기 때문에 한·중 배터리 업체에서 납품받는 구조는 오랜 기간 병행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내재화 시도가 향후 배터리 업체와의 협상력에 힘을 싣는 결과로 이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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