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7조 떠안고 크레디트스위스 인수…'급한 불'은 껐다

곽상은, 김정우 기자 2023. 3. 2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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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위기에 빠진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를 스위스의 최대 은행 UBS가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의 급한 불은 일단 껐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이 먼저 전해드립니다.

<기자>

스위스 최대 은행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최종 인수 금액은 32억 달러, 우리 돈 4조 2천억 원입니다.

앞서 협상 과정에서 처음 제시했던 10억 달러보다 3배 많은 규모입니다.

스위스 정부도 UBS에 우리 돈 14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 인수로 최대 7조 원의 손실을 떠안게 된 UBS까지 함께 위태로워지는 일이 없도록 한 것입니다.

스위스 정부는 두 은행의 모든 사업 활동은 차질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카시스/스위스 대통령 :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인수는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최선의 해결책입니다.]

미국 금융당국 역시 크레디트스위스가 파산할 경우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인수 협상 과정에 협력해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계 9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에 대량 예금 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가 돼왔습니다.

[휘트먼/금융전문가 : 이번 사태의 교훈은 정부가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당국들은 잇따라 환영 입장을 밝히고 금융 시스템이 충분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UBS의 인수 발표 이후에도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추가적인 은행 위기가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합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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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부 김정우 기자로부터 더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Q. '크레디트스위스' 인수 이유는?

[김정우 기자 : 지난주 스위스 중앙은행이 긴급하게 70조 원을 투입해서 급한 불을 끄려고 했는데 도미노 위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래도 얼마나 급박하게 진행됐는지 UBS가 사실상 크레디트스위스를 떠안았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위스 재무장관은 이번 결정을 놓고 미국과 영국에 있는 친구들이 매우 고마워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만큼 크레디트스위스 사태를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이번 거래가 잘 마무리되면서 아시아 증시는 약세에서 더 큰 하락을 멈췄고 블랙 먼데이급 충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Q. 2008년 리먼 사태와 차이점은?

[김정우 기자 : 그렇습니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서 스위스 정부는 구제 금융이 아니라 상업적 해법이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때 미국 정부는 무려 110조 원을 투입해서 AIZ 같은 큰 금융회사들을 살려냈습니다. 그 결과 나중에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졌고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에 발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실리콘밸리은행이 망했을 때 미국 정부는 예금자는 보호해주겠지만 주식이나 채권이 얽힌 투자 부분은 보호해주지 않겠다 이렇게 명확하게 선을 그었고요, 다만 지금 실리콘밸리은행이 잘 팔리지 않으니까 분할해서 매각하는 방침은 세우고 있습니다.]

Q. 금융 위기 우려, 언제까지 계속되나?

[김정우 기자 : 지금 전 세계에 불고 있는 금융 위기의 시작과 끝은 유동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코로나19 여파 이후 어마어마한 돈이 시중에 풀렸습니다. 그래서 물가도 천정부지로 뛰었습니다. 이 물가를 잡기 위해서 미국 중앙은행은 전례 없는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에 있는 돈들을 회수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여기저기 파열음이 들리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는 목요일 새벽,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정하느냐 이것을 좀 지켜봐야 되는데요. 당초에는 0.5%포인트 인상, 빅 스텝이 예상됐지만 지금은 한 발 물러선 0.25%포인트 인상이 점쳐지고 있는데,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살펴봐야 합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곽상은, 김정우 기자2bwith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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