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절대 피해자 편 아냐"···'나는 신이다' PD이 한탄 왜?

“1년이 지난 지금, 상상도 못한 일 벌어지고 있다”

[서울경제]

세상을 들썩이게 만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조성현 PD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 총재의 생일에 맞춰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JMS에서 ‘성지승천일’로 불리는 지난 16일 조 PD는 JMS의 탈퇴자들이 모인 카페 ‘가나안’에 다큐멘터리 공개 이후 형성된 사회적 공감대와 JMS를 향한 비판, 이에 따른 대형 로펌의 변호인단 사임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지난해 3월16일 JMS는 성자승천일이라고 부르는 정명석 씨 생일날 메이플과 함꼐 기자회견장으로 가던 순간이 눈앞에 선하다"며 "스트레스 때문인지 아침부터 극심한 복통을 호소한 메이플에게 저는 기자회견은 무리일 것 같으니 취소하자고 했다. 하지만 메이플은 '하나님도 저를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충격이었다. 존경의 마음이 들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1년이 지난 오늘, 지난해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지는 중"이라며 "'사탄의 몸통'으로 불린 김도형 교수는 갑자기 의인으로 둔갑했고, 정명석 씨는 구속, 2인자 정조은 씨는 정명석 씨의 범죄 사실을 인정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이비 종교를 취재하며 절실히 느낀 것 중 하나가 법은 절대 피해자들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었으면 종신형을 선고받았을 정명석씨에게 10년 형을 선고해 추가 피해자들이 나오게 한 것도, 제가 안쓰럽게 생각하는 아가동산 낙원이와 강미경씨 사망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도, 그리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아가동산 사건 방송금지가처분을 인용한 것도 다름 아닌 대한민국 법원"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변호인의 법적 조력을 받을 권리가 존재하긴 하지만 법무법인 광장이 정씨를 꼭 변호해야만 했을지, 민변 출신의 변호사들이 과거부터 이번 상영금지가처분 건까지 아가동산 김기순씨를 변호해야만 했을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조 PD는 JMS와 함께 파헤쳤던 아가동산을 취재하며 반론을 듣고자 방문했다는 이유로 무단침입으로 고소당한 일을 언급하면서 "지상파 PD, 대단한 직함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자라는 인식을 갖고 일한 적이 없던 제가 사이비 종교를 취재하는 동안만큼은 '나는 철저히 약자다'라는 생각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며 "그렇기에 더더욱 여러분의 316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총재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충남 금산의 수련원 등에서 20대 A씨를 준강간·준유사강간, 30대 B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은 지난해 11월을 시작으로 총 3회 진행됐으며, 오는 21일 4회 재판을 앞두고 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