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美 계란값 대란… 1년 새 두 배 이상 폭등 [밀착취재]

박영준 2023. 3. 2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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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 연말부터 계란 판매를 중단했어요. 계란 가격이 너무 올라서요."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달러트리 매장 매니저 쉘린은 19일(현지시간) 계란을 더는 판매하지 않느냐는 기자 질문에 이같이 설명한 뒤 "앞으로도 팔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폭스뉴스를 포함 CNN과 로이터통신, USA투데이 등 주요 언론은 최근 들어 연일 미국의 천원숍 격인 달러트리 매장이 계란 판매를 중단한 사실과 계란값 폭등 상황을 주요 뉴스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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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주 애넌데일 매장 르포
‘천원숍’ 달러트리 판매 중단
“패키지 단위수량 줄여도 역부족”
농가의 생산비용 늘어난 데다
조류독감 따른 공급 부족 원인
로이터 “부활절 앞둬 더 오를 듯”

“이미 지난 연말부터 계란 판매를 중단했어요. 계란 가격이 너무 올라서요.”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달러트리 매장 매니저 쉘린은 19일(현지시간) 계란을 더는 판매하지 않느냐는 기자 질문에 이같이 설명한 뒤 “앞으로도 팔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슈퍼마켓 체인 세이프웨이 계란 판매 코너에 19일(현지시간) 계란 가격 상승에 대해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애넌데일=박영준 특파원
그는 “1.25달러(약 1640원)에 계란 8개를 팔던 것을 지난해 6개로 개수를 줄였는데 결국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를 포함 CNN과 로이터통신, USA투데이 등 주요 언론은 최근 들어 연일 미국의 천원숍 격인 달러트리 매장이 계란 판매를 중단한 사실과 계란값 폭등 상황을 주요 뉴스로 전하고 있다. 지난해 계속 심화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탓에 저렴한 식료품을 찾는 고객이 몰리면서 계란, 우유, 과일주스, 밀가루 제품 등에서 매출을 올렸던 달러트리가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트리는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2021년 35년 만에 제품 가격을 기존 1달러에서 1.25달러로 인상하며 ‘1.25달러트리’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달러트리 매장 인근 슈퍼마켓 체인 세이프웨이에는 계란 12개를 제품별로 4.69달러(6100원)에서 7.99달러(1만48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계란이 진열된 냉장고에는 “공급업체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날 계란을 사기 위해 냉장고 앞을 서성이던 아이샤는 4.69달러짜리 계란을 들었다가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왜 사지 않느냐는 질문에 “계란 가격이 평상시보다 2배 이상 비싸다”며 “리들이나 알디가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발길을 돌렸다. 리들과 알디는 미국에 진출한 독일 유통업체로 초저가 식품 판매 등으로 특수를 누리는 중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계란 12개 가격은 2.00달러(2620원)였던 것이 지난달에는 4.21달러(5520원)를 기록하며 두 배 이상 올랐다. 미국에서 계란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농가의 생산 비용이 늘고, 조류 인플루엔자에 따른 공급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4월9일 부활절을 앞두고 계란은 더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식료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저소득층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0% 올랐지만, 식료품 가격은 9.5% 오르며 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가정용 식료품은 1년 전보다 10.2% 올랐다. 시리얼이나 빵류는 14.6%, 고기·닭 및 가금류·생선·계란은 6.8%, 유제품은 12.3%나 급등했다.

CBS는 “식료품 가격이 2년 사이 20% 상승하고, 임대료가 13%나 치솟으면서 한계점에 도달한 가구가 늘고 있다”면서 “연봉 2만5000달러(3280만원) 이하 저소득층 가구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가운데 64%는 청구서를 지불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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