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약국·병원선 마스크 벗으면 안 돼…대중교통과 달라

버스·지하철 등 대중 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일부 ‘혼선’
“약국·병원 등에 무의식적으로 ‘노마스크’로 오는 환자 종종 있어” 전언
상당수는 대중교통서 마스크 여전히 착용…아직 머뭇거리는 분위기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 날인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약국에서 공항 이용객이 약을 구매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2년 반 동안 지속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이 같은 규정이 적용되는 장소가 달라 사람들이 헷갈려 혼선을 빚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 교통과 마트, 역사 내 개방형 약국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일반 약국이나 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20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A병원에서 근무하는 이모(31)씨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노마스크로 병원을 찾으시는 분들이 급격히 늘었는데, 대중교통 해제로 더 늘 것 같다"며 혼선을 빚는 상황을 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버스와 지하철, 비행기 등 대중교통과 마트, 역사 내 개방형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다만 일반 약국이나 병원, 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과 쓰지 않은 시민이 버스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대중교통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다 보니 병원이나 약국을 찾을 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방문하는 이들이 종종 있었다. 의무를 알고도 무의식적으로 벗고 들어온 이들이 있는 반면, 병원 등에선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병원에 들어온 이모(62)씨는 직원 안내에 따라 부랴부랴 주머니에 있던 마스크를 꺼내 착용했다. 그는 “요즘 밖에서 마스크를 잘 쓰지 않다 보니 생각 없이 들어왔다. 아무래도 병원은 쓰는 게 나을 거 같긴 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시민들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다. 이날부터 대중교통 착용 의무가 해제됐음에도 상당수 시민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등 아직은 마스크 완전 해제를 머뭇거리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동작구 B병원 관계자 안모씨는 “아무래도 병원이다 보니 감염 우려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들어오는 분들이 대부분이다”며 “아직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찾은 여행객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스1

 
반면 약국의 경우 단시간에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는 만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C약국에서 30여분간 지켜본 결과, 10명 중 3명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입장했다.

병원과 달리 단순히 상품 구입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마스크에 대한 경각심도 비교적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실제 C약국을 방문한 시민들 대부분이 안약이나 파스, 음료 등 병원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물건을 구입했다.

약사 이모(26)씨는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다가 잠깐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일이 쓰라고 하기 어렵다"며 "이런 걸로 실랑이하거나 하진 않고 그냥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병원을 들렀다가 약국으로 오는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다른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 김모(61)씨는 "보통 병원에 갔다가 오는 분들이 많아서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들어온다"며 "충돌이나 갈등은 딱히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은혜 온라인 뉴스 기자 peh06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