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년 맞아 미공개 유묵 공개

박은경 기자 2023. 3. 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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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평화 사상과 염원 잘 보여주는 유묵
국내 소장자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아
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년을 맞아 미공개 유묵이 세상에 나온다.

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년을 맞아 미공개 유묵이 세상에 나온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26일 효창공원에서 열리는 순국 113주년 추모식에서 안 의사의 새 유묵 1점의 영인본과 사진을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유묵은 가로와 세로 각각 135㎝와 35㎝ 크기 비단 천에 ‘東洋平和萬歲萬萬歲 庚戌 二月十八日 旅順監獄在監中 大韓國人 安重根書(동양평화만세만만세 경술 2월18일 여순감옥재감중 대한국인 안중근서)’ 글귀가 먹으로 쓰여 있다. 안 의사의 손바닥 도장도 선명하게 포함됐다. 서체는 해서(楷書)를 기본으로 일부 초서체가 섞였다.

글귀는 ‘동양평화 만세만만세 1910년 2월 18일 여순감옥 수감 중에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라는 의미로 안 의사의 동양평화 사상과 염원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이 유묵은 국내 소장자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소장자의 부친은 일제강점기 도쿄 유학 중 이 유묵을 입수했다고 한다. 소장자가 최근 기념사업회에 연락하면서 유묵의 존재가 알려졌다. 서예 전문 문화재위원의 감정을 거쳐 안 의사 유묵으로 최종 확인했다

안 의사는 1910년 2월 14일 1심 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나흘 뒤 이 글귀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안 의사는 사형선고 사흘 뒤 히라이시 우지히토 법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동양평화론’을 저술할 시간이 필요하니 사형 집행을 한 달 연기해달라고 요청했고, 히라이시는 이를 수락했다. 안 의사는 히라이시와 면담한 다음 날 이 유묵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안 의사는 1910년 3월 미완성으로 끝난 <동양평화론>에서 “동양평화를 이루려면 일본이 한국의 국권을 되돌려 주고, 만주와 청국에 대한 침략야욕을 버린 뒤 동양3국이 일심협력해서 서양세력의 침략을 방어하면서 서로 화합해 개화 진보하면서 동양 및 세계평화를 위해 진력하는 것”이라 설파했다.

기념사업회 측은 “안 의사 사상의 요체인 동양평화 사상이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날짜까지 표기돼 의미와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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