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오늘도 씁니다”…한국·일본만 마스크 안 벗는 사연

홍석우 2023. 3. 2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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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출퇴근길, 등하굣길, '마스크' 벗으셨나요?

오늘 0시부터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는데요.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와 문화가 다른 외신들이 바라본 한국이 마스크 쓰는 이유.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제부터 대중교통 탈 때 마스크 안 써도 되는 거죠?

[기자]

네, 버스나 지하철, 택시, 항공기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2년 5개월 만에 착용 의무가 사라진 건데요.

다만 병원 등 의료기관과 요양원 등 감염 취약시설, 일반 약국 등에선 착용 의무가 유지됩니다.

역사나 마트 같은 대형복합시설 안에 있는 약국은 벗어도 되고요.

오늘 아침 출근길 모습 살펴볼까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 눈에 띄네요.

하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요.

시민들 얘기 들어보시죠.

[설윤환/서울시 서대문구 : "(버스에) 13~14명 정도 탄 것 같고요. 1~2명 정도는 마스크를 벗은 것 같아요. 저는 썼고요. 오늘 미세먼지도 많다고 했고 아직은 벗기에는 조금 그래서…."]

[고경아/서울시 성북구 : "대중교통 탈 때만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게 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혼잡하지 않을 때 마스크를 벗으면 훨씬 더 해방감도 들고 일상으로 더 한 발짝 다가가는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앵커]

여전히 조심스럽단 반응이 적지 않네요?

[기자]

네, 앞서 지난 1월 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먼저 해제됐죠.

마트나 영화관 등 실내에서도 안 써도 되지만, 마스크 벗은 사람이 오히려 눈에 더 띌 정도입니다.

교실 풍경도 다르지 않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보름여가 지났지만 대부분 학생이 마스크를 씁니다.

이번에도 당분간 큰 차이는 없을 거란 예상입니다.

[앵커]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요?

우리처럼 마스크를 잘 안 벗나요?

[기자]

해외 사례를 보면, 타이완과 필리핀 등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세계 각국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속속 해제하고 있는데요.

보시다시피 밖에서도 안에서도 마스크 쓴 사람 찾아보기 어렵죠.

미국 뉴욕 같은 곳에선 쇼핑하려면 신원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꼭 벗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똑 닮은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입니다.

지난주부터 마스크 착용을 개인 판단에 맡기는 새로운 방역 지침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거리에서조차 마스크 벗은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쿄 시민/75세 : "마스크 아직 안 벗으려고요. 5월 골든위크 연휴 막바지에 감염자가 늘어서 일단 두고 볼 겁니다."]

[앵커]

한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마스크 왜 이렇게 계속 쓰는 걸까요?

[기자]

외신들은 그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는데요.

뉴욕타임스는 생활 습관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2002년 사스, 2012년 메르스 등으로 마스크 착용 경험이 있었는데, 3년간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바꾸기 어려운 '습관'으로 굳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여기다 '나로 인해 감염되진 않을까' 하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계속 마스크를 쓰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마스크 착용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더 편리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마스크를 쓰면 화장을 하거나 표정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영국 BBC는 10~20대 한국인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는 이유가 외모 때문이라고 콕 집어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실제 마스크를 쓸 때와 벗을 때가 다르다고 해서 '마기꾼' 마스크 사기꾼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입니다.

[앵커]

일본에도 비슷한 의미의 신조어가 있지 않나요?

[기자]

네, 마스크를 벗는 게 마치 속옷을 벗는 것과 같다며 '얼굴 팬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일본인들도 민낯을 드러내는 것에 불편함과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야마구치 하지메/J.F.오벌린대 교수 : "일본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합니다. 자신들이 마스크를 먼저 벗으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합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벗기 꺼려 하는 겁니다."]

특히 일본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실제로는 외모에 결점이 없는데도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신체이형장애'라는 증상이 늘고 있다는데요.

최근엔 마스크를 벗기 위해 미소 짓는 연습을 하기도 한답니다.

'얼굴 요가'라 불리며 웃는 얼굴을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쳐주는 강의까지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못 벗는단 분들도 적지 않잖아요?

[기자]

네, 오늘 서울이 뿌연 하늘에 갇혀 있었죠.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면서 수도권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는데요.

영국 BBC도 한국에선 마스크를 써야 하는 명백한 이유로 이 '미세먼지'를 꼽았습니다.

다만 날이 더워지면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반응들이 꽤 많더라고요.

또 병원, 약국 등에서도 착용 의무가 완전히 사라지면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오늘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는 3천 9백여 명으로요.

9개월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앵커]

이제 남은 방역 조치는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정도인데요.

이 조치는 이르면 다음 달 말쯤 세계보건기구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한 뒤 조정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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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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