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윤 대통령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 발언 “개인적 생각, 가이드라인 아냐”
“대통령 개인적 생각 말한 것
의견 수렴해 60시간 넘을 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두고 주 60시간 이상 노동은 무리라고 한 데 대해 대통령실이 20일 “가이드라인은 아니다”고 밝혔다. ‘주 69시간 노동’ 논란을 부른 정부안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상한선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 총책임자인 윤 대통령의 구체적 정책 방향 관련 발언을 “개인적 차원”(대통령실 고위관계자)으로 설명하며 향후 의견수렴에 무게를 뒀다. 정제되지 않은 논의로 혼선을 가중한다는 비판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임금 및 휴가 등 보상체계에 대한 불안이 없도록 확실한 담보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6일 입법예고한 정부안은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 반기, 분기, 연간 등으로 유연화하는 게 골자다. 이를 두고 ‘주 최대 69시간’으로 노동이 허용되는 안이라는 비판이 번지자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보완 검토를 지시했다. 지난 16일엔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적절한 상한 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지시해 ‘주 최대 60시간’이 상한선으로 인식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지시가 ‘가이드라인’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게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들지 않겠냐는 개인적 생각에서 말씀한 것이지, (근로시간 개편) 논의의 가이드라인을 주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견을 수렴해 60시간이 아니고 더 이상 나올 수도 있다”며 “캡(상한)을 씌우는 게 적절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이 굳이 고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유연화하는 뼈대를 유지하되 주 최대 근무시간은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 최대 근무시간을 두고 69시간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대통령이 직접 60시간 이상은 어렵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가 다시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를 부정하면서 혼란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정부안 보완의 한 축은 근로시간과 휴가가 명확히 보장되도록 하는 쪽으로 맞춰지고 있다. ‘공짜 야근’ 우려가 제기된 포괄임금제는 엄격한 근로감독 등을 통해 근로시간 관리가 정확히 이뤄지도록 하고, 휴가 보장 방안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노동부가 1월부터 단속하고 칼을 빼들었으니 4월쯤 되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포괄임금제를 악용하는 사업장이 제도 개선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가 보장을 두고는 “노사 간 발생하는 모든 부조리를 법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며 “사용자들도 노사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보완책이 정부 단속 강화와 노사문화 개선에만 맞춰질 경우 미진하다는 비판이 재차 제기될 수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당정 간에) 정책 수요자들의 입장을 사전에 듣고 입법에 반영하는 게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반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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