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명동에 중국인 다시 북적…이번엔 ‘유커’와 ‘싼커’들의 귀환
이어서 ET 콕입니다.
서울에서도 최고의 멋쟁이들이 몰린다는 핫플레이스, 이른바 '핫플'.
압구정 로데오와 성수동, 한남동 등 지금은 곳곳에 있지만, 한 때는 명동이 으뜸이었습니다.
구름처럼 풍성하고 설탕처럼 달달한 비엔나커피.
1970년대 초 명동 풍경입니다.
당시엔 칼국수를 먹은 후 비엔나커피를 마시는 게 명동 방문 코스였습니다.
["명동 거리 수많은 연인들 누굴 약 올리나..."]
그러던 명동이 대표적인 관광의 거리로 탈바꿈한 건 1990년대부터입니다.
1997년 중국 정부가 단계적 해외여행 자유화를 시행하면서 이른바 '유커(遊客)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중국인은 관광도 '인해전술' 같았습니다.
최고치를 찍었던 2016년엔 807만 명이 들어왔는데, 부산과 인천, 광주 시민을 모두 다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였습니다.
유커들은 명동의 풍경도 바꿔놨습니다.
명동의 대표 음식이 교자와 칼국수에서 '닭꼬치'로 바뀌었고, 매장에선 중국어로 '봉투'를 뜻하는 "따이즈 따이즈"라는 중국말이 들려왔습니다.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싹쓸이해갈 정도로 남다른 구매력을 자랑하던 큰 손 '유커'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발길이 끊어졌고, 명동엔 치명타로 이어졌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땅값을 자랑하던 건물들이 텅텅 비고, 그 중에서도 임대료가 비싼 1층 상가 공실률은 60%까지 치솟았습니다.
사람 물결을 뜻하는 인파(人波)에 휩쓸리던 명동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그런데 올해, 봄바람과 함께 명동 상권에도 다시 훈풍이 불 조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 화장품 소매 체인에 따르면 이달 1일에서 17일까지 명동 내 매장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배가량 뛰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봐도 두 배 이상 는 것입니다.
이러한 명동 상권의 회복 조짐은 이달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PCR 의무가 해제되면서부터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19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해 20만 명이었던 데 비하면 10배 가까이 늘게 되는 겁니다.
대형항공사들은 물론 저비용항공사까지 기다렸다는 듯 중국 노선 증편에 나섰습니다.
코로나를 계기로 중국인들의 여행 패턴이 달라질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유통업계에선 단체관광객을 뜻하는 '유커'와 개별관광객을 뜻하는 '싼커'를 구별하는데 '유커'는 줄고 '싼커'가 더 늘 거란 예상입니다.
여행사에서 정해준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유커와 달리, 싼커들은 개인 취향에 따라 소비를 즐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커들은 명동이나 동대문을 많이 찾는다면, 싼커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한류 드라마 속에 나온 가로수길이나 홍대 등지를 선호합니다.
이런 싼커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 우리는 얼마나 잘 돼 있을까요.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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