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南 겨냥한 공격용 핵무기 실전 위협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3.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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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대항 SRBM 도발
"800m 상공 탄두 폭발" 주장
김정은 "신속 공격태세 완비"
딸 김주애와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 【연합뉴스】

북한이 전날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휘한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북한은 발사된 모의 핵탄두가 동해상에서 정확하게 '공중 폭발'했다며 대남 전술핵 타격능력을 진전시켰다고 주장했다. 한미연합 '자유의 방패(FS)' 연습에 대응해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전술핵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지휘로 지난 18~19일 이 같은 훈련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훈련이 △핵 타격 지휘체계 관리 연습 △핵 반격태세 이행 실기훈련 △모의 핵전투부(핵탄두) 탑재 전술탄도미사일 발사훈련으로 나뉘어 실시됐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측은 훈련 첫째 날인 18일에는 전술핵무력에 대한 지휘·관리통제 운용체계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가정된 긴급 상황에 따른 핵공격 절차를 반복 숙달했다. 이어 19일에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KN-23을 쏘며 모의 전술핵 공격훈련을 진행했다.

북한은 "발사된 미사일은 800㎞ 사거리에 설정된 조선 동해상 목표 상공 800m에서 정확히 공중 폭발함으로써 핵전투부에 조립되는 핵폭발 조종장치와 기폭장치의 동작 믿음성(신뢰성)이 다시 한 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한국 군의 핵·미사일 대응전략인 3축체계 운용이 어려운 북·중 접경지역에서 남한 전역을 겨냥한 전술핵 훈련을 진행해 대남 위협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다.

김 위원장은 훈련 현장에서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는 사실만을 가지고서는 전쟁을 실제적으로 억제할 수 없다"며 실전적인 훈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적에게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언제든 적이 두려워하게 신속 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공격태세를 완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의 형세는 우리(북한)의 핵 전쟁억제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킬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핵무력 증강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한은 이날 보도사진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서 있는 군복 차림 인물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 눈길을 끌었다. 정황상 군 장성급으로 추정되는 이 인물은 북측이 보도에서 언급했던 '핵무기연구소' 소장급 책임자일 가능성이 있다.

북측으로서는 전술핵 개발 관련 핵심 인사의 모습 등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숨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딸 김주애를 데리고 발사 현장에 나왔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번 발사에서 '모의 핵탄두가 800m 상공에서 공중 폭발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파괴력을 최대화하기 위한 것이며, 한국 대도시에 대한 공격을 위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이 핵 위협 수위를 높인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의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에 대해 북한이 '침략적인 전쟁 연습'이라고 매도하고 적반하장식으로 핵무기를 거론하며 위협하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위기를 조성한 원인과 책임은 북한의 무모한 핵 개발에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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