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갈 수 있는 로켓 '슈퍼 헤비' 기술이 관건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3. 3.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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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기술 향후 과제
누리호 추력 20배, 재사용 가능
韓 기술력은 아직 걸음마 단계
인도와도 경쟁력 10년 차이

지난해 6월 누리호가 대한민국 '우주 독립'의 첫발을 내딛고 이노스페이스가 한국의 민간 기업 최초로 발사체를 쏘아 올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궤도 진입에 성공한 누리호의 1단 로켓 추력은 300t이다. 한국의 우주 역사를 새로 쓴 누리호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로켓인 '슈퍼 헤비'의 추력(7590t)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슈퍼 헤비는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으로 갈 스타십을 지구 궤도로 보내기 위해 만든 로켓으로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다. 누리호 1단이 75t급 엔진 4개를 묶은 반면, 슈퍼 헤비는 230t급 랩터2엔진을 33개나 묶은 크기의 발사체다. 일회용 로켓인 누리호와 달리 재사용이 가능하다.

고도 600~800㎞의 태양동기궤도에 1.5t 중량의 탑재체를 투입하는 발사체인 누리호와 화성·달에 사람과 화물을 보낼 수 있는 초대형 발사 시스템의 1단 로켓인 슈퍼 헤비를 비교하는 것은 마치 바위와 계란에 비유하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우주산업의 현실이다. 한국의 우주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골리앗'과 싸워야만 한다.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만난 강선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대팀장은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을 순위로 평가한다면 인도 등에 이어 세계 7~8위권"이라며 "인도와도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한국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주산업에서의 '성공 공식'을 이미 미국이 써놓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서 민간 생태계를 키운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스페이스X가 재활용 로켓 발사시험에 잇달아 실패했을 때 미 항공우주국(NASA)은 연구 자금은 물론 기술력을 제공해 자립을 도왔다. 스페이스X는 2002년 창업한 후 첫 10년 동안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벌었는데, 이 중 절반이 NASA가 지불한 것이었다.

한국도 우주청 신설을 비롯해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청사진을 다시 그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은 2027년 달 탐사용 독자 발사체 엔진 개발, 2032년 달 자원 채굴, 2045년 화성 착륙 등 내용을 담은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5년 내에 우주개발 예산을 2배로 늘리고, 2045년까지 최소 100조원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한국에서도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 주면 충분히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기업이 나올 수 있다"며 "우주 발사 비용은 ㎏당 1억원 정도 되는데, 지금까지 모두 외국에 지불되었던 것이 국내에 풀리게 되면 고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 교수의 말처럼 우주산업의 확대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을 다시 도약하게 만들어줄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 2021년 매일경제신문이 창간 55주년 기념 제30차 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비욘드 그래비티(Beyond Gravity), 항공우주 강국을 향한 비상(飛上)'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시장의 0.8%에 불과한 한국의 우주산업 규모가 세계 자동차시장에서의 한국 점유율(7.6%)까지 확대되면 5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다.

우주산업의 취업·고용유발계수를 바탕으로 계산했을 때 이 분야에서 창출되는 새로운 일자리는 46만6400개에 달한다. 연관 산업까지 합하면 일자리는 53만4300개까지 늘어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항공우주산업의 부가가치율은 48%로, 전체 산업 부문 가운데 반도체(6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부가가치율은 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부가가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산업의 생산성·수익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새봄 기자 / 고흥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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