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폭행한 교사 직위해제에 市교육청 "교원 품위유지" 공문 발송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에서 흉기를 들고 동료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학교가 혐의를 받고 있는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 절차에 들어갔다. 교육당국도 서울 사립학교들을 대상으로 학교교육활동에 전념토록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20일 서울시교육청과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경찰에 따르면 A중학교는 지난 10일 학내 폭행사건과 관련해 학교장 제청으로 교사 B씨에 대한 직위해제 요청을 했다.

앞서 B씨는 지난 3일 A중학교 교무실에서 흉기를 들고 동료 교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피해 교사의 머리를 잡고 벽으로 밀친 후 지니고 있던 실습용 가위까지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피해 교사는 사건 당일부터 병가에 들어갔다. A중학교는 B씨에 대해 휴가 형식으로 지난 10일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B씨가 경찰에 연행된 뒤에도 이번 주 4일 동안 수업을 진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립학교법에 따라 해당 교사의 채용 주체인 학교 법인 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이사회 소집을 위해 공고해야 하는 기간이 최소 일주일 정도라 현재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사립학교법엔 검찰과 경찰, 그 밖의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개시 통보를 받은 날부터 징계의결의 요구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지난 3일 사건 발생 이후 수사 개시 통보가 오지 않아 바로 조치를 하지 못했지만, 이후 지난 10일 학교장이 B교사 직위해제를 위한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서울 사립학교들을 대상으로 '교원 복무 관련 유의사항' 공문을 발송했다. 세부적으론 "사립학교 교원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각 학교에서는 교원의 품위 유지 및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에 만전을 기하고 교원이 학교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라 교육 당국이 직접 개입하기 어렵지만 이같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선 담당 교원들이 빠르게 대처해달라는 취지로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