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지연시키냐" 지적에…아태협 "그분들이 장난친 것"

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2023. 3. 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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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안부수 씨가 변호인 변경 등의 이유로 증인신문을 연기하자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냐"는 재판부 지적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15부(이정재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안씨의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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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수 세 번째 공판…아태협 전 관계자 증인출석
안부수 새 변호인 "증거기록 미확인으로 증인신문 어려워"
재판부 "재판 지연시키냐"…안부수 "변호인들이 장난친 것"
아태협 전 관계자 "안부수 요청으로 환치기"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안부수. 연합뉴스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안부수 씨가 변호인 변경 등의 이유로 증인신문을 연기하자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냐"는 재판부 지적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15부(이정재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안씨의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아태협 전 관계자인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이날 오전에는 검찰 측이, 오후에는 피고인 측이 증인신문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피고인인 안씨 측이 신문기일 변경을 요청하면서 재판은 오전에 종료됐다. 안씨의 새 변호인은 "지난주에 새로 선임이 돼서 증거자료를 보지 못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안씨가 새로 변호인을 선임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러자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금 재판을 지연시키려고 하는 것이냐"며 "지난번에도 그렇고 최근에도 변호인들이 다 사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씨는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그런 의도가 아니고, 위임한 분들(사임한 변호인들)이 장난을 쳐서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그분들이 왜 장난을 치느냐"며 "피고인은 이미 지난해 11월 기소됐고 벌써 4개월이 지났다"고 말하며 피고인의 사유로 재판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재차 짚었다.

아태협 전 관계자 "안부수 요청으로 환치기"

연합뉴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안씨가 북측에 21만5천달러와 180만위안을 건넨 과정을 증언했다. 검찰은 A씨에게 "2018년 12월 안씨의 요청을 받고 현금을 인출해 7만달러로 환전해 전달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그렇다. 환전소에서 받은 쇼핑백에 돈을 넣어 전달했다"고 답했다. A씨는 2019년 1월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14만5천달러를 환전해 안씨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또 A씨는 안씨로부터 현금 3억원을 180만위안으로 환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액수가 커서 성명불상의 중국인에게 '환치기'를 부탁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A씨는 쌍방울그룹 사옥에 있는 카페에서 중국인에게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안씨가 대북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공모해 이같은 돈을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김영철 위원장과 송명철 부실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안씨는 또 공익법인인 아태협을 운영하면서 경기도 보조금과 쌍방울 기부금 등을 받아 이 중 13억원 상당을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쌍방울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는 등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북한에 밀가루와 묘목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경기도로부터 보조금 15억원을 타낸 뒤 이 중 8억원 상당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는 검찰 수사에 대비해 아태협에서 사용하던 PC 하드디스크 17개를 바꾸는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도 있다. 여기에는 밀가루 지원금, 경기도 교류협력기금,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논의한 사실 등 주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그는 돈을 보내는 대가로 북한으로부터는 국가에 신고되지 않은 그림을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는 지난해 9월 관세청에 신고되지 않은 그림을 소지하고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단속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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