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목표 상공 800m서 공중폭발 성공' 주장… 軍은 "분석 중"

박응진 기자 2023. 3. 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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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일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KN-23 추정)을 목표 지점 상공에서 '공중 폭발'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힘에 따라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합참은 북한이 전날 쏜 탄도미사일이 "8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彈着)했다"고 전했으나, 실제 '공중 폭발'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20일 현재까지도 "분석 중"이란 입장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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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곡률 때문에 음영구역 생겨 직접 탐지 못했을 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19일 이틀간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19일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KN-23 추정)을 목표 지점 상공에서 '공중 폭발'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힘에 따라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은 2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지난 18~19일 전술핵 공격을 가정한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실시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전 11시5분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SRBM 1발을 쐈다.

노동신문은 이 미사일이 약 800㎞를 비행해 동해상에 설정된 목표 지점의 고도 800m 상공에서 "정확히 공중 폭발했다"며 "핵전투부(핵탄두)에 조립되는 핵폭발 조종 장치들과 기폭장치들의 동작믿음성이 다시 한 번 검증됐다"고 보도했다.

전술핵은 핵탄두 탑재중량과 위력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나 통상 고도 1㎞ 이하 수백m 상공에서 터뜨릴 경우 그 살상력이 극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합참은 북한이 전날 쏜 탄도미사일이 "8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彈着)했다"고 전했으나, 실제 '공중 폭발'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20일 현재까지도 "분석 중"이란 입장만 밝히고 있다.

북한에서 동해상을 향해 쏜 탄도미사일은 지구 곡률(曲率), 즉 지구가 둥글어서 생기는 지표면의 휨 때문에 하강단계에서 특정고도 이하, 즉 수평선 너머를 날면 우리 군의 지상 레이더 전파가 닿지 않는 음영구역이 생긴다.

이 경우 탄도미사일의 탄착지점은 상승단계에서 그린 궤도를 바탕으로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공중 폭발 여부까진 확인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북한이 주장하는 '공중 폭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면 해당 시간대에 임무를 수행 중이던 정찰기나 인공위성 등 다른 탐지자산을 통해 확보한 정보까지도 종합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19일 이틀간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달 13일 시작된 올 전반기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에 반발해 잇달아 무력 도발에 나서자 거의 매일 한반도 주요 지역 상공에 정찰자산을 띄워 대북경계·감시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날도 우리 공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와 미 해군 정찰기 EP-3E '애리스' 등이 오전 일찍부터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SRBM 발사가 사일로(silo·지하 고정식 발사대)를 이용해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날 노동신문에 게재된 현장 사진 등을 근거로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이 아닌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야산에 설치한 사일로에서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신문 사진에서 미사일 발사 때 엔진에서 발생한 화염이 미사일 양옆으로 'V자' 형태로 솟아오른 것도 이 미사일이 지하 사일로 시설에서 발사됐음을 방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등장하진 않았으나 TEL 차량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북한이 소형화한 핵탄두의 성능 등을 검증하기 위한 추가 핵실험을 필요로 할 것이란 얘기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작년 5월 이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 내 일부 지하 갱도 복구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정치적 판단이 따라 언제든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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