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맞바꾼 5590억 희생, 3명중 누구도 WBC를 탓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호세 알투베가 19일(한국시각) 미국과의 8강전에서 다니엘 바드가 던진 강속구에 손을 맞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베네수엘라 2루수 호세 알투베가 손가락 골절상을 입어 최소 2개월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준결승과 결승을 앞두고 벌써 세 번째 부상자가 나온 것이다.

알투베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과의 8강전에서 5회말 상대 다니엘 바드의 95.9마일 몸쪽 높은 싱커에 오른손을 맞고 엄지 골절상을 입었다.

20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휴스턴 애스트로스 스프링트레이닝에 도착하자마자 X레이와 MRI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손 엄지 뼈가 부러진 것으로 나타난 알투베는 조만간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현지 언론들은 최소 2개월 재활을 예상하고 있다.

다나 브라운 휴스턴 단장은 "엄청난 손실이다. 현재로선 정해진 스케줄이 없다. 의료진이 알투베의 정확한 상태를 진단해 봐야 안다"며 "MRI로 드러난 건 골절인데 불운한 일이다.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알투베는 "누구도 부상 때문에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하길 원하지 않는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걸 컨트롤하고 싶은데, 그건 빨리 회복해서 팀에 돌아오는 일"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휴스턴 알렉스 브레그먼은 "알투베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야구선수이고 우리 팀의 리더다. 너무나 안타깝고 유감이다. 스프링트레이닝 시작할 때 보니 몸을 굉장히 잘 만들어왔더라. WBC에서 매번 출루를 하던데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며 응원을 보냈다.

알투베는 지난해 타율 0.300, 28홈런, 57타점, 103득점, 18도루, OPS 0.920을 마크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WBC에서 경기 중 부상을 입은 것은 알투베가 3번째다.

푸에르토리코 에드윈 디아즈가 지난 16일(한국시각) 도미니카공화국전 승리 직후 무릎을 다쳐 부축을 받고 운동장을 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지난 14일 캐나다 대표팀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 콜롬비아전에서 3회 타격을 한 뒤 1루로 달려나가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원소속팀 LA 다저스 캠프로 돌아갔고, 16일에는 푸에르토리코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가 도미니카공화국를 꺾은 직후 동료들과 격하게 세리머니를 하다가 무릎 슬개건을 다쳐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다만 프리먼은 부상 악화를 우려해 돌아간 만큼 개막전 준비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번 WBC에서 부상을 입은 세 선수 모두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다. 알투베는 7년 1억6350만달러, 프리먼은 6년 1억6200만달러, 디아즈는 5년 1억200만달러에 각각 계약했다. 합계 4억2750만달러(약 5590억원)다. 그러나 소속 구단들만 발을 동동 구를 뿐, 이들 중 누구도 WBC와 관련해 유감을 표하지 않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