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럭비선수가 온다…OK금융그룹 실업 5구단 창단, 韓럭비 새 시대 '활짝'

정다워 2023. 3. 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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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이 실업 럭비단을 창단하며 한국 럭비의 새 시대를 열었다.

OK금융그룹은 20일 서울 중구 ENA호텔에서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 창단식을 열었다.

OK금융그룹은 재일교포 럭비단 이야기를 담은 영화 '60만번의 트라이'의 실제 주인공인 오영길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남창수, 안드레 진 코치를 지도자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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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오른쪽) OK금융그룹 회장과 오영길 감독이 구단기를 흔들고 있다.제공 | OK금융그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OK금융그룹이 실업 럭비단을 창단하며 한국 럭비의 새 시대를 열었다.

OK금융그룹은 20일 서울 중구 ENA호텔에서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 창단식을 열었다. OK금융그룹은 25일 개막해 약 2개월간 이어지는 2023 코리아 슈퍼 럭비리그에 참가해 첫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OK금융그룹은 재일교포 럭비단 이야기를 담은 영화 ‘60만번의 트라이’의 실제 주인공인 오영길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남창수, 안드레 진 코치를 지도자로 세웠다. 남 코치는 스트렌스&컨디션 코치로 테이코의학기술전문학교 출신으로 여러 팀에서 코치를 경험한 베테랑이다. 안드레 진 코치는 럭비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 도쿄올림픽 멤버로 활약했다. 은퇴 후 대표팀 지도자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오 감독은 “일본에서 32년간 럭비를 가르쳤다. 한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아 너무 기쁘다. 더 많은 학생들이 럭비를 즐기며 한국 럭비가 앞으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총 32명이 럭비단의 첫 여정을 함께한다. 국내 선수 28명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야누 벤터와 코너 클라크, 디반 에슬린, 그리고 일본의 타니 슌스케 등 외국인 선수 4명이 가세했다.

팀의 초대 주장을 맡은 한구민은 “한국 럭비의 챔피언이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 기존 팀들과 전력 차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퍼포먼스를 잘 낸다면 리그에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벤터는 “한국 럭비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긴 하지만 가능성이 보인다. 중심만 잡히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5주간 합숙훈련했는데 그 기간에 엄청나게 성장했다. 조금 더 거칠게 한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은 ‘일하는 럭비선수, 일하면서 운동을 즐긴다’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선수들은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일과 후, 주말에는 럭비선수로서 활약한다는 운영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럭비선수 특별 채용을 진행했다. 일종의 장기 프로젝트를 거쳐 럭비단을 창단한 것이다. 선수들은 기업에서 직장인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밤과 주말에 훈련에 매진한다. 한구민은 “저는 직장에서 채권 추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처음에는 낮에 일하고 밤에 운동하는 게 어색하고 힘들기는 했지만 이제 적응이 됐다. 우리 럭비단에 오고 싶어 하는 선수가 있다면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의 합류로 국내 럭비는 활기를 찾을 전망이다. 이 전까지 국내 럭비 일반부는 포스코 건설, 현대글로비스, 한국전력, 그리고 국군체육부대 등 네 팀에 불과했다. 국군체육부대를 제외하면 실제 실업팀은 세 개가 전부였다. OK금융그룹이 가세하면서 럭비 실업부는 총 5개 팀 체제로 운영된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비인지 스포츠’에 해당하는 럭비가 대중화를 꿈꿀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2021년 대한럭비협회 회장에 오른 후 럭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럭비단 창단도 이를 위한 과정 중 하나에 해당한다.

최 회장은 “럭비단 창단이 비인지 스포츠인 럭비가 인지 스포츠로 거듭나고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확대하길 바란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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