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북한인권 개선 노력 충분했나···솔직히 그동안 모습 부끄러워”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0일 북한주민 인권 개선과 관련해 “우리의 노력은 과연 충분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수밖에 없다”며 “남북관계 악화를 이유로 댔지만 솔직히 그동안의 모습은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설립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권 장관은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북한인권재단을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정부는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에 불참했다”고 말했다.
북한인권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우선시했던 문재인 정부 통일정책 기조를 비판한 것이다. 북한은 내부의 인권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개선 움직임을 “국가 존엄과 자주권 침해”라고 맹비난해왔다.
현 정부는 북한인권 개선을 통일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권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북한인권을 북핵 해결 못지않은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북한인권 대사 임명, 유엔 북한인권결의 공동제안국 참여 등 가능한 모든 방안들을 강구하여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조만간 한국 정부의 첫 북한인권 관련 공개보고서인 ‘북한인권현황 연례보고서’를 발간해 북한의 인권 실상을 제대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북한인권 악화의) 가장 큰 책임은 주민들의 민생과 인권은 외면한 채 강압적이고 폐쇄적인 체제를 고집하는 북한 당국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 내부의 식량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하지만 북한은 이러한 주민들의 사정은 돌보지 않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핵과 미사일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듯합니다만 저는 그 길이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북한 당국은 하루빨리 미망에서 깨어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북한주민들의 삶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또 “우리는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언제 어디서든 열린 입장에서 북한과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북한에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과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전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마이클 마야 세계변호사협회 북미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과 로버타 코헨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명예의장 등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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