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대역전 우승 ‘54억 대박’ 대니 리 “오직 팀 성적만 생각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2·한국명 이진명)가 2023 LIV 골프 2차대회에서 역전우승을 거두고 상금 400만 달러(약 52억원) 대박을 터뜨렸다. 단체전 상금까지 더해 54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챙겼다.
세계 267위 대니 리는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싼 인근 마라나의 더 갤러리GC(파71)에서 열린 LIV 골프 투손(총상금 25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마지막 두 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2타를 줄이고 브랜던 스틸(미국), 카를로스 오티즈(멕시코), 루이스 우스트이즌(남아공)과 공동선두(합계 9언더파 204타)를 차지한 뒤 연장에서 우승했다. 오르티즈가 먼저 탈락해 나머지 3명이 치른 두 번째 연장에서 1.5m 버디퍼트를 실패한 대니 리는 3번째 연장에서 그린 밖 7.5m 거리에서 퍼터로 굴려 공을 홀에 집어넣고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선두와 5타차 공동 7위에서 출발해 거둔 짜릿한 역전승이다.
1990년 인천에서 태어나 8살 때 이민한 뒤 뉴질랜드 국적을 얻은 대니 리는 2008 US아마추어 챔피언십과 유럽프로투어 2009 조니워커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아마추어 세계 1위에 올라 기대를 모았다. 2012년 PGA 투어 데뷔후 2015년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우승하고 최고 세계 34위까지 올랐던 대니 리는 더 이상 우승하지 못하고 최근 세계 300위 밖으로 밀리자 LIV 골프로 넘어가 돌파구를 찾았다.
대니 리는 케빈 나, 김시환, 스콧 빈센트와 함께 한 아이언 헤드 팀이 단체 3위(합계 19언더파)에 올라 상금 50만 달러 중 12만 5000 달러(약 1억 6000만원)을 개인 몫으로 더했다. 이번 대회에서만 PGA투어 12년간 번 1536만 3106달러의 4분의 1에 가까운 상금을 벌었다.
우승 직후 대니 리는 “2015년 이후 8년간 못 이겨 우승은 내 몫이 아니라고 여겼는데, 오늘 그게 바뀌었다. 좋은 골프를 다시 하게 돼 기쁘다”며 “케빈 나가 불러줘 여기에 왔기에 오직 팀 스코어만 생각하며 쳤는데 개인전 우승까지 거두게 됐다”고 기뻐했다.
1차 대회 우승자 찰스 하월 3세(미국)가 1타차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5위에 올랐고, 케빈 나는 공동 7위(7언더파 206타)로 상금 67만 달러를 챙겼다. 전날 선두 마크 리슈먼(호주)은 이날 6타를 잃고 공동 13위(5언더파 208타)로 마쳤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이끄는 파이어 볼스가 단체 1위(25언더파)를 차지했고, 더스틴 존슨(미국)의 포 에이시스가 2위(21언더파)에 올랐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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