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이’ 주워담고 타격훈련···미국이 반한, 일본 유격수 겐다의 ‘정신’

안승호 기자 2023. 3. 20. 12: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대표팀 유격수 겐다 소스케. 게티이미지코리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에 없는 일본 대표팀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로 이어지는 견고한 선발진이 표면적으로는 일본 대표팀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부각됐다. 그러나 WBC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하는 MLB닷컴은 시선을 조금 다른 데 두었다.

매체는 20일 ‘WBC에서 일본의 성공에 지분이 큰 겐다 소스케의 플레이와 정신’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전했다.

겐다 소스케(30)는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 소속으로 WBC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뛰고 있다. 대표팀의 붙박이 유격수이던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가 성추문과 시즌 준비 부족 등 그라운드 안팎의 문제로 대회에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역할이 커졌다. 한편으론 일본 대표팀의 유격수 자리는 약점으로도 지적됐다.

매체가 주목한 부분은 겐다의 정신이다. 매체는 “겐다는 오타니나 다르빗슈, 라스 눗바처럼 빅리그에서 뛰는 스타가 아니다. 야마모토와 무라카미 무네타카처럼 일본 대표팀의 외형적 부분을 빛내는 선수 또한 아닐지 모르지만 그는 일본 대표팀의 심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겐다는 대학 졸업 뒤 사회인야구 도요타 자동차에 입사해 2년을 뛰고서야 2016년 세이부에 3순위로 지명된 인생 역전의 선수다. 기본 이력이 다시 도드라진 것은, 이번 대회에서의 투혼 때문이다. 겐다는 지난 10일 대회 1라운드 한국전에서 새끼손가락 미세골절상을 입었다. 잔여 경기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후 2경기에서 결장한 겐다는 특수 장갑을 끼고 8강 이탈리아전에 복귀한 뒤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일본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매체는 겐다의 이력을 조금 더 깊게 소개하면서 “더욱 놀랄 일이 있다”고 했다. 고교야구 오이타상고 시절 일화 하나. 겐다가 타격훈련 도중 이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어느 날이었다. 겐다는 누구라도 병원부터 찾아 나섰을 부상에도 허리를 굽혀 부러진 이를 주워 담더니 다시 타격훈련을 이어갔다.

WBC가 각 선수의 정규시즌 활약도와 상관성 때문에 대회 가치를 여전히 정립하지 못한 가운데 일본 선수들이 일본 대표팀으로 뛰는 의미가 다시 한번 도드라지는 대목이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겐다가 잘하든 그렇지 않든 그의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겐다가 뜀으로써 야구팬들에게 그의 투혼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겐다는 이번 대회 3경기에서 7타수 2안타를 기록한 가운데 볼넷 3개를 얻어냈다. 출루율은 5할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