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의사, 튀르키예서 뇌출혈 증세에도 지진 난민 치료해

기사내용 요약
동료 의사에 의해 뒤늦게 알려져
오무영 과장, 귀국 즉시 뇌수술 받고 회복 중

[부산=뉴시스] 튀르키예 현지에서 온종합병원 호흡기알레르기센터 오무영 센터장이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온종합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70대 의사가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 뇌출혈 증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재민 진료 봉사활동을 마무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은 지난달 17일부터 24일까지 안타키아 등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 긴급 의료봉사를 수행한 온종합병원 호흡기알레르기센터 오무영 센터장이 봉사 도중 뇌출혈 증세에도 진료를 끝까지 수행했다고 밝혔다.

[부산=뉴시스] 튀르키예 현지 봉사단이 ONN닥터TV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온종합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 센터장의 사연은 그간 당사자의 요청으로 비밀을 유지하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 촬영 도중 동료 의사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온그룹의 의료전문채널인 ONN닥터TV는 지난 17일 그린닥터스 튀르키예 지진봉사단을 초청해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의사 한 분이 봉사 도중에 다쳤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온종합병원 성형센터 김석권 센터장은 "봉사 활동 중 오무영 센터장이 두통으로 인해 진통제를 먹었으나 어지럼증까지 동반돼 직감적으로 뇌출혈이나 뇌경색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오 센터장은 현지 병원에서 진료받으려다 증세가 호전돼 입원 치료를 포기하고 예정대로 봉사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 센터장은 지난달 18일 귀국과 동시에 MRI(자기공명) 검사 진행 결과 뇌 속에 상당량의 피가 고여 있는 것이 확인돼 수술을 받았고 조만간 진료 현장에 복귀할 예정이다.

오 센터장은 1953년 2월생으로 황해도 해주 출신의 월남 가족이다. 그는 북한 개성공단 내 진료 봉사에 8년간 동참했고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 전쟁난민캠프 봉사, 2008년 미얀마 사이클론 대참사, 2015년 네팔 대지진 등의 재난 현장에서도 긴급 진료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 봉사단 참여와 관련해 오 센터장은 월남 가족으로서 오래전 한국전쟁에서 우리나라의 자유를 위해 피 흘린 튀르키예에 보은하려는 마음이 컸다고 전해진다.

정근 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은 "경각에 처한 자신의 목숨을 돌보기보다는 지진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먼저 챙기려는 오 센터장의 따뜻한 마음은 국적이나 종교 등을 떠나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gy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