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결의 인디픽] 반지하게임즈 "팬분들 사랑에 감사…기대 부응할게요"
(지디넷코리아=강한결 기자)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반지하게임즈는 국내 인디게임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개발사다. 이 회사는 첫 출시작인 '허언증 소개팅'을 통해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2017년 공개된 '중고로운 평화나라' 역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반지하게임즈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당시 이 회사는 텍스트 기반 RPG '서울 2033'을 출시했고, 이 게임은 이듬해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톱3 작품으로 선정됐다.
반지하게임즈는 서울 2033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도토리카', '연차사유: 히어로'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꾸준히 개발 중이다. 지난 1월에는 농장 기반의 덱빌딩 카드 게임 '수확의 정석'을 선보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14일 신촌에 위치한 반지하게임즈 사무실에서 이유원·정윤지 공동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서울 2033을 비롯해 반지하게임즈가 만든 게임에 애정을 보내주시는 팬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반지하게임즈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과거 3인 공동대표 체제였던 회사는 현재 이유원·정윤지 2인 대표 체재로 바뀌었다. 정윤지 대표는 "회사 내 인력에도 변동이 있었고, 최근 회사에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됐다"며 "현재는 팀을 두 개로 분할했는데, 긴 호흡을 가진 스토리 게임 제작팀과 가벼운 캐주얼 게임을 만드는 팀으로 나눴다. 그리고 지금은 서울 2033과 수확의 정석 라이브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출시된 수확의 정석은 덱빌딩 장르의 로그라이크 카드게임이다. 중세 농장을 경영한다는 테마로 진행되는 수확의 정석은 카드게임 규칙을 따르고 있지만, 전략성을 강화한 작품이다. 게임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왔고, 추후 애플 앱스토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정윤지 대표는 "우선 이 게임이 카드게임이긴 하지만, 농장 키우기의 감성을 담아 아기자기한 힐링 느낌을 담아내는 것에 주력했다"며 "보드게임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디자인했고, 전체적으로 따스한 색감을 사용했고, 질감도 크레용으로 그린 것처럼 꾸몄다"고 설명했다.
이유원 대표는 "수확의 정석에 대한 이용자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해당 장르 게임을 접한 이용자들은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 평가했는데, 카드게임 마니아들은 벌써 소위 말하는 사기빌드를 찾았더라"라며 "다만 게임을 즐긴 대다수 이용자들은 공통적으로 재밌다는 피드백을 전했다. 우리가 좋아하고 잘하는 게임을 만들다 보니 결과도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확의 정석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보드게임은 스토리 장르 게임에 비해 언어적 제약이 적은 편"이라며 "지난번 해외 플랫폼에서 진행한 데모 테스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추후 꾸준히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장팩 추가 및 시나리오를 업데이트하면 글로벌 서비스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유원 대표는 서울 2033 라이브 서비스와 추가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서울 2033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핵전쟁이후 서울의 모습을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테마의 텍스트 게임으로 출시된 지 벌써 6년이 지났음에도 많은 이용자들이 사랑을 보내주고 계시고 있다. 정말 많은 감사를 드리고, 저희 역시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반지하게임즈는 서울 2033이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자잘하지만, 플레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여러가지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플레이마다 다른 경험을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고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지 대표는 "현재 서울 2033에는 창작마당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이용자가 직접 작성한 글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일종의 모드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유원 대표는 "실제로 최근 서울 2033 팬들을 대상으로 스토리 창작 인턴십을 진행했는데, 스토리 작법과 창작 및 기획의도를 적는 것 등에 대해 설명했다"며 "좋은 2차 창작물을 제작한 대상자들에게는 협업을 제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지하게임즈는 추후 서울 2033 IP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유원 대표는 "현재 서울 2033 IP 기반으로 '유시진', '방공호', '적자생존' 등 후속작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며 "여전히 열성적인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 IP가 가진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올해 반지하게임즈는 서울 2033과 수확의정석 라이브 서비스에 집중한다. 차기작에 대해서 이유원 대표는 "회사 인력이 제한됐기에, 당장은 신작을 선보이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바로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원 대표는 "연초에 힘든 일이 많아서 조금 많은 고찰을 하게 됐는데, 결국 돌이켜보니 게임을 만들 때가 제일 즐겁고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계속해서 우리의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피드백을 주는 팬들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사 운영 측면에서 미숙함이 있음에도 이해해주시는 분들께 죄송함을 느꼈다. 연말에는 익명으로 정말 많은 선물을 받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정윤지 대표는 "개인적으로 인디게임은 인디밴드의 음악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디밴드가 서로 평등하게 소통해야 오래 갈 수 있는 것처럼, 인디게임 역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해야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팬들의 규모는 적지만, 그만큼 더 가깝게 소통할 팬들이 많다는 점도 굉장히 행복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게임 이용자들께서 수준 높은 피드백을 남기고, 2차 창작물을 꾸준히 만드시는 것을 보면 우리가 정말로 많은 가치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이용자들께서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한결 기자(sh04kh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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