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당심과 달랐다…김기현, 악재에 지지율 하락 '민생 강공'
민생특위 구성하고 주69시간제 미흡 질타 등 대여론전에 힘쏟아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가 들어선 지 채 2주가 안 됐지만 민심과 당심은 달랐다. 당원 과반 찬성으로 선택한 김기현호에 대한 지지율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민생특위를 구성하는 등 민생에 방점을 찍으며 대국민 여론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5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46.4%, 국민의힘 37%, 양당간 간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밖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 대비 3.8%p(포인트) 상승, 국민의힘은 4.5%p 하락했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현상은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여당 안팎에서 나온다.
새 지도부가 출범한지 보름도 안 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하강 곡선을 그리는 것을 두고 당장 당심과 민심이 다른 선택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전당대회에서 당원 52.93%의 선택으로 당 대표에 취임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일반 국민여론 조사 결과를 반영했지만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룰을 개정, 당원 투표로만 진행했다. 민심과 괴리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당시 지도부는 80만 당원의 선택은 바로 민심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이후 여당의 지지율을 살펴보니 일반 국민 여론은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친윤 일색 지도부 구성으로 개혁 성향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정부의 주 69시간제 논란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로 일어난 민주당의 친일 공세, 일부 최고위원의 5.18 부정발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지도부의 당정일체 전략은 안정적인 당 운영에 방점을 찍어 여당 내 분란을 단속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리스크를 당이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하는 문제점이 노출된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당내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소통을 강조하는 한편, 민생 행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당내에만 시선이 집중된 데서 벗어나 외부 활동을 통해 대여론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발언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일정 부분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것이 주된 요인이었다는 주장에 동의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는 "이유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 갈 것이며 청년층, 수도권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전날 취임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의 주69시간제 논란에 대해 "어떤 정책이든 한 번 발표되면 현장에서 느끼는 파급 효과는 매우 크다. 때로는 취지와 다르게 확대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정책 입안 발표 이전에 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충분한 논의,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정부의 미흡한 홍보 등을 지적한 것으로 당정일체를 강조했던 김 대표로서는 상당한 질책을 한 것이다. 이에 당정은 주 69시간제 보완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조수진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생특위(가칭)을 구성했다. 특위는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주69시간제를 비롯해, 대출금리 인하, 가스비, 전기료 등 민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제를 다룬다는 계획이다.
또 5.18 논란 속 당 지도부는 23일 재선거가 치러지는 전주를 방문해 현장 최고위를 진행하는 한편, 5.18 당일 당 소속 의원 전원이 기념식에 참석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이런 외부 행보가 어느정도 당 지지율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과거 미래통합당 시절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은 광주를 찾아 5.18 민주 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는 등 이른바 '서진 정책'을 펼쳐 지지율 상승을 끌어내기도 했지만 당심을 기반으로 한 김 대표가 이와 같은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위 역시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이미 당 내에서는 류성걸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경제안정특위가 가동 중으로 주요 어젠다 등이 상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야 할 것이 없이 당이 위기 때마다 각종 특위를 출범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게 상당수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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