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자니 어색”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해제 첫날, 시민 대다수는 ‘착용’
“시기상조” “몰랐다” “날씨 쌀쌀” 이유 다양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20일 해제됐다.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긴 2020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그러나 대다수 시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마스크 착용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스크를 벗지 않은 시민들의 이유는 다양했다. “마스크 착용이 습관이 돼서 벗자니 어색하다” “전염병이 사라진 게 아니다” “혼자만 벗으면 눈치 보인다”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은 권고하는 상황이니까” “아직 아침 날씨 쌀쌀해서” “마스크 벗어도 되는지 몰랐다” 등 대부분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날 오전 8시20분 도시철도 부산시청역. 지하철을 타기 위해 승차장에 줄선 시민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은 없었다. 출근시간대여서 전동차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 찼지만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회사원 정수미씨(52)는 “출퇴근 시간대에 마스크를 벗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지하철 전동차 안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어 마스크를 벗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대현씨(47)는 “2년 넘게 마스크를 하고 다녀서 습관이 됐다. 마스크를 하고 나오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말했다.
광주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8시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버스정류장. 버스정류장에 있던 시민 20여명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채 타고 내렸다.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은 없었다.
직장인 장선미씨(36)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졌다고 해서 전염병이 사라진 게 아니지 않느냐”며 “밀폐된 공간에서는 조심해서 나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양동시장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주무 김혜자씨(64)도 “확 트여있는 거리는 괜찮지만 전염성이 강한 실내에서의 해제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혹시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인근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뒤 지하철을 탄 대학생 박찬수씨(23)는 “이제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길래 그냥 나왔다가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마스크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가는 따가운 눈총을 받을 게 뻔하다. 마스크 해제가 일상이 될 때까지 당분간은 계속 쓰고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다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혼자 착용하지 않으면 눈치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대전 중구 옥계동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은 5명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인근 정류장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채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출근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정모씨(60)는 “되도록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공간에서는 당분간 마스크를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씨(37)는 “마스크를 수년동안 쓰다보니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마스크를 갑작스럽게 벗는 게 부끄럽기도 하다”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그때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버스 안에서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낭월공영차고지 기점방향에서 대한통운 종점방향으로 향하던 620번 버스에 탑승한 10여명의 승객 중 마스크를 벗은 승객은 단 1명에 불과했다.
도시철도 대전시청역 개찰구를 나서던 시민들 대부분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었다. 승객 수십 명이 개찰구에서 나왔지만 마스크를 벗은 승객은 단 3명이었다.
버스 운전사 임모씨(33)는 “대중교통과 병원 등의 일부 시설 등에서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다 보니 승객들이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고 있는 만큼 버스에서도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을 터트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제는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완전히 해제된 만큼 승객들과의 실랑이도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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