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모두가 즐길 공용공간 '제2세종문화회관'에 만들겠다"
함부르크의 명소 '엘프필하모니'·'하펜시티' 등 방문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에 엘프필하모니 같은 공용공간
공연장부터 문화교육시설까지…상반기 사전 디자인 공모
[함부르크(독일)=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세인트 파울리 부두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엘베강을 따라 10분 정도 이동하자, 붉은 벽돌 건물 위에 은색 왕관을 씌워놓은 형태의 최고 110m 높이 ‘엘프필하모니(Elbphilharmonie)’홀이 한눈에 들어왔다.
엘프필하모닉홀 건물로 들어서면 곡선 형태로 완만히 올라가는 82m 길이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벽돌 하층부와 왕관 모양 상층부의 중간 지점인 8층 ‘더 프라자’에 이르게 된다. 지상 37m 높이에 자리한 더 프라자는 엘프필하모니에서 공연을 보거나 호텔 등 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찾아와 360도로 함부르크 시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이날도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려 더 플라자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사는 등 인산인해를 이뤘다. 더 프라자에서 상층부로 이동하면 2100석 규모의 그랜드홀과 550석 규모의 리사이틀 홀, 244개 객실의 호텔 등이 갖춰져 있다.
서울 여의도공원이 세계적인 도심문화공원으로 탈바꿈하며 공원 내엔 엘프필하모닉홀과 같은 수변 랜드마크 ‘제2세종문화회관’이 오는 2026년 들어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10시 30분 엘프필하모니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 시장은 혁신적인 건축미와 다양한 공연장으로 재탄생한 엘프필하모니홀에 대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제2세종문화회관을 수변 랜드마크로 만들 아이디어를 모색했다.
엘프필하모니홀은 스위스 건축 듀오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이 1966년 지어진 오래된 붉은 벽돌의 카카오 창고를 얼어붙은 파도의 형상으로 리노베이션해 2017년 개관했다. 완공 이후엔 함부르크를 넘어 독일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크리스토퍼 리벤 슈터 엘프필하모닉 사장은 “한해 45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원래 계획보다 훨씬 많은 방문객이 온다”며 “콘서트 티켓은 매일 매진돼 암표가 20~30배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제2세종문화회관을 여의도·영등포 등 서남권 지역의 새로운 문화 중심지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3대 도심 중 시청·광화문 도심엔 ‘세종문화회관’, 강남 도심엔 ‘예술의 전당’, 여의도·영등포 도심엔 ‘서남권 제2세종문화회관’을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대공연장(2000석) △소공연장(400석) △식·음료(F&B)시설 △문화교육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상반기 중엔 제2세종문화회관의 사전 디자인을 공모할 예정이다.
오세훈 시장 “정말 잘 지은 문화시설 하나가 한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다는 사실을 엘프필하모니홀을 방문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시설물의 한가운데 공용 공간을 만들어 누구나 올라와서 그 경관도 즐기고 문화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세종문화회관 리모델링이나 제2세종문화회관을 만들 때도 공용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겠다”며 “시민들이 공연을 보지 않아도 무료로 그 공간에서 경치도 즐기고 분위기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엘프하모니홀을 둘러싼 하펜시티는 제2세종문화회관과 이어지는 세계적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할 여의도공원에 여러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함부르크는 ‘하펜시티 프로젝트’를 통한 혁신적인 수변 개발로 도시의 얼굴을 바꿨다. 하펜시티는 오래된 항구 인근의 창고·공장 등을 주거·업무·문화·상업 등이 어우러진 최첨단 복합도시로 개발한 곳이다. 이곳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창고지구 ‘슈파이허슈타트’와 수변 업무복합단지로 재조성해 글로벌 IT기업이 입주한 ‘도크랜드 오피스’ 등 신·구 조화가 인상적이다. 또 홍수가 잦은 함부르크의 기후적 특성을 반영해 해수면으로부터 7.5m 흙을 쌓아올려 그 위에 건물들을 짓고, 각 건물 1층엔 방수 철문을 설치해 물의 유입도 차단할 수 있다.
오 시장은 “물이 들어올 때 철판으로 닫는 시스템은 한강에도 실험적으로 해볼 수 있다”며 “현재 과학기술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면 옛날식으로 할 필요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동·서로 단절되고 휴식·산책 등 근린공원 기능에 머물던 여의도공원을 용산과 연계해 하펜시티와 같은 세계적인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론 여의도 도시공간구조 개편을 통해 여의도역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지하보행 네트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앞으로 한강에도 시민들이 즐겁게 접근하고 이용하는 것들을 만들고 싶다”며 “서울 생활이 하루하루 즐거운 도시 ‘펀시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희동 (eastsu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각김밥보다 싼 천원 아침밥” 고물가에 대학생들 ‘만족감’
- 불탄 승용차 트렁크서 신원불명 시신 발견…경찰 수사 착수
- 일본의 시간을 우리의 시간으로 되돌리다[그해 오늘]
- 노현정, 올해도 옥빛 한복...고 정주영 22주기, 현대가 모여
- [단독]청약통장에 눈돌린 MZ세대…한달새 30만좌 가입
- 연 414% 불법사금융 그만…정부가 15.9%로 백만원 빌려준다
- 아가동산,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취하
- 학교 폭력만?…'더 글로리', 송혜교 복수 스토리 채운 사회적 문제
- 금값 날개 달다…더 오를까
- "ㅇㅇㅇ에 버림받은 박연진"...유시민, 이인규 '더글로리'에 빗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