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하철에 ‘그라피티’ 낙서 미국인 “난 아티스트”

고석태 기자 2023. 3. 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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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에 침입해 전동차에 '그라피티'(graffiti)를 그리고 달아났던 미국인 A씨가 지난 1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에 잠입해 전동차에 ‘그라피티(graffiti)’를 그리고 도주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국인이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자신을 아티스트라고 했다.

20일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미국인 A(27)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한다”고 말했다. A씨는 곽 판사가 통역을 통해 혐의를 인정하는지 직접 다시 묻자 “그렇다”고 답한 뒤, 곽 판사가 직업을 묻자 “난 아티스트(예술가)”라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은 “현재 피해자들(지하철 운영사 등)과 합의를 진행 중인데 합의금 마련 등에 시간이 걸린다”며 선고 기일을 여유 있게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법원은 다음 달 17일 오전 증거조사를 마친 뒤 검찰이 구형하는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해 9월 14∼24일 서울·인천·부산 등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 9곳에서 래커 스프레이로 전동차 외부에 그라피티를 그리고 달아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공범인 이탈리아인 B(28)씨와 함께 차량기지 외부 철제 울타리를 절단기로 파손하고 몰래 침입한 뒤 범행했다.

그는 범행 후 B씨와 함께 베트남으로 출국했다가 인터폴 적색수배 끝에 지난해 11월 루마니아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지난 1월 국내로 강제 송환돼 구속 기소됐으나 B씨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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