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가 아는 '과총'으로...학회장 400여명 만나 지원 논의"

고재원 기자 2023. 3. 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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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식 과총 회장 인터뷰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만난 이태식 제21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과총)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과총 제공

“국민 모두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과총(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을 만들겠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만난 이태식 제21대 과총 회장은 과총 운영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이 회장은 이달 3일 제21대 과총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학회가 국민, 지역과 소통하는 기회를 넓히겠다”며 “미중 기술패권주의로 상징되는 과학기술 시대에 국민들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공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7월 서울 강남 한복판서 과학기술축제 연다

1966년 출범한 과총은 400여개의 이공계 학회를 비롯해 공공단체, 기업 등 730여 과학기술 기관단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500만명 과학기술인을 대표하는 단체다. 전국 13개 광역권 지역연합회와 세계 19개국 재외한인과학자협회와도 연결돼 과학기술계 초거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3년 임기를 시작한 이 회장은 과학기술계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연구개발위원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등을 역임하고 국제우주탐사연구원 원장, 경기 과총 및 과총 13개 지역연합회협의회 회장, 한양대 명예교수로 재직했다.  

이 회장은 국민들에게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과총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먼저 오는 7월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펼쳐지는 대국민 행사 '과학기술축제'를 준비중이다. 이 회장은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거리가 대략 4.1km 정도 되는데, 그 사이 골목이 143개 정도가 된다”며 “이 골목들에 한국공학한림원, 발명진흥센터, 과총 등 여러 과학기술계 단체와 과기 벤처기업 등이 몰려 있는데 이들을 모아 국민들이 참여하는 과학기술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축제는 올 7월 개최되는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자대회와 연계한다. 국내외 한인과학기술자와 차세대 한인과학기술자 간 교류협력을 강화해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제고하고 과학기술 성장 모델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해외 과학기술자 350명을 포함해 약 3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국민 모두가 아는 과총을 만드는 데 두 행사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 말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계획에는 궁극적으로 강남을 ‘테크노밸리’로 만들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그는 “과총이 산학연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하며 과학기술이 창업과 벤처를 잇고, 산업정책이 뒷받침해주는 새로운 과학기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올해는 강남 테크노밸리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400여개 과학기술 학회장 모두 만나겠다

이 회장은 과총을 구성하는 학회가 거듭나게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힘쓸 예정이다. 그는 “학회는 과총을 지키는 대들보이자 과기계의 주역”이라며 “과총이 학회 발전을 적극적으로 돕는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400여개의 학회 회장들을 모두 만나겠다”고 말했다. 학회가 자체 발전 계획을 제출하면 과총은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학회를 도울 계획이다. 

학회가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한다. 이 회장은 “학회는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라며 “이들의 지식과 아이디어를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각 학회에서 매달 분야별 동향 리포트만 발행해도 국가적 과학기술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 국제협력 활성화에 학회를 주인공으로 내세울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단순한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을 뛰어넘어 중저개발국가부터 선진국과도 협력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질 예정이다. 6.25 전쟁 때 16개 참전국들과 과총이 업무협약(MOU)을 맺고, 학회의 기술들을 이전하는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과학기술 싱크탱크 맡을 것

이 회장은 무엇보다 학회의 전문성에 기반한 과학기술계 싱크탱크 역할을 과총이 맡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총의 핵심 자산인 거대한 회원 네트워크가 그동안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회원단체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국가 정책에 기여하는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 회장은 연내 개청을 목표로 설립을 준비 중인 우주항공청에 대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주항공청은 우주산업 전반의 육성을 이끌어야 할 조직이어야 하는데 현재는 발사체나 위성 분야 중심으로 조직 구성이 논의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주 특정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우주 전반의 제너럴리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민과 나라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과총의 공적 자문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과총이 다양한 과학기술 이슈에 대한 해소책을 마련하고, 과총의 많은 사업이 국가정책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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