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고무줄 인사’…9개월 만에 4급→2급·3개월 만에 5급→3급

박준철 기자 2023. 3. 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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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인천시 제공

인천시의 공무원 인사가 4급(서기관)에서 9개월 만에 2급(이사관)이 되거나, 5급(사무관)에서 3급(부이사관)이 되는 등 ‘고무줄 인사’라는 지적이다.

20일 인천시는 지난 16일 박병일 유정복 인천시장의 비서실장(46)을 2급 정책수석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지방선거 때 유정복 캠프에서 활동했던 박 정책수석은 지난해 7월 유 시장이 취임하면서 4급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박 정책수석은 9개월 만에 3급을 건너뛰고. 공무원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자리인 2급에 오른 것이다. 박 수석은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인천시는 “유 시장 공약사항과 대규모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박 정책수색이 적격이라 판단해 초대 정책수색자리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이날 고주룡 대변인도 3급으로 임명했다. 고 대변인도 유 시장 취임과 함께 4급으로 임명됐다가 1년도 안 돼 3급으로 승진한 것이다.

유 시장은 또 선거 캠프에 있었던 조용균 변호사를 정무특보(4급)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장 출신인 김권호씨(60)를 인천시 투자유치과장(4급)에, 지난해 12월 인천경제청 대외첨단산업 특보였던 한영진 현대자동차 마케팅·브랜드 부장을 홍보기획담당관(4급)으로 27일 임명할 예정이다.

유 시장 선거캠프 인사들과 유 시장이 나온 제물포고등학교 출신들은 유 시장이 인천시장에 취임하면서 인천시 산하 공기업이나 출연기관 등에 낙하산으로 곳곳에 포진해 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도 이날 김종환 투자유치특보(63)를 투자유치사업본부장(3급)으로 임명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비상근 5급 상당의 투자유치특보로 임명된지 3개월 만에 두 단계 승진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인천경제청에서 서비스산업유치 과장(4급)을 맡은 바 있다.

특히 김 본부장은 과장 재직때인 2019년 업무과실로 정직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직은 파면, 해임과 같은 강제퇴직 바로 아래의 중징계이다. 인천경제청은 중징계를 받은 김 본부장을 다시 승진시킨 ‘이상한 인사’를 한 셈이 됐다.

인천경제청은 또 인천지역 원로인 A씨(83)를 5급의 국제협력특보로 조만간 임명할 예정이다.

인천시민단체 관계자는 “9급 일반공무원이 5급으로 승진하려면 20년 이상이 걸린다”며 “유 시장의 원칙 없는 인사로 공무원들 사이에서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물론, 허탈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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