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란, 외교관계 복원 이어 정상회담 추진

이종섭 기자 2023. 3. 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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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 사우디아라비아 국가안보보좌관(왼쪽)과 알리 삼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오른쪽)이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외교관계 복원에 합의한 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최근 외교관계 복원에 합의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고문인 모하베드 잠시디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이 양국의 외교관계 복원을 환영하는 서한에서 라이시 대통령을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로 초대했다”고 밝혔다. 잠시디 고문은 그러면서 라이시 대통령도 사우디 측의 초대를 환영했다고 전했다.

또 이란 정부는 양국 외교장관급 협의를 통해 정상회담 장소로 세 곳을 추려 사우디에 제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정상회담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사우디 국영 언론들도 아직 압둘아지즈 국왕의 서한 내용을 보도하지는 않았다.

앞서 사우디와 이란은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비밀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단교한 지 7년만에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두 달 이내에 상대국에 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했다.

두 나라는 2016년 사우디가 이란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아파 유력 성직자의 사형을 집행한 사건으로 인해 외교 관계를 단절한 바 있다. 또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은 예멘에서 시아파 후티 반군 세력에 무기를 지원하고,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예멘 정부를 지원해 반군 지역에 폭격을 퍼부으면서 대리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양국 간 외교 복원 합의가 이뤄진 후 이란은 후티 반군 세력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앙숙이었던 두 나라가 외교 관계 정상화에 이어 정상회담까지 추진하면 양국 관계는 급속한 화해 무드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과거 사우디와 단교하는 과정에서 함께 외교 관계를 단절한 사우디의 우방 바레인과도 관계 복원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교부 장관은 이날 사우디와의 정상회담 추진 소식을 전하며 “바레인과도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는 절차를 밟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달 전 이란과 바레인의 실무 대표단이 양국 대사관을 상호 방문하기로 합의했다”며 “양국 사이에 있는 걸림돌이 제거되고 대사관을 열 수 있는 기초 조치가 이뤄지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바레인도 이란과 사우디과 외교 관계 복원 합의를 발표했을 때 다른 아랍국가들과 함께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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