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남···벌써 떠오른 키맨, 롯데와 LG의 ‘선택 2023’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유강남(31)의 잔류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유강남이 롯데로부터 일정 수준의 몸값을 제시받은 가운데 원소속팀 LG는 그에 상응하는 조건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양측 협상 테이블 분위기에 대한 후문에 의하면 대화 시작부터 견해차가 좁혀질 여지가 거의 없었다. 선수 대리인이 유강남의 포수로서 내구성과 건강을 최우선 강점으로 내세운 가운데 LG 측에서는 다른 부문에서 특장점이 없는 점을 협상의 시야에 두고 대화를 풀어가려는 듯했다.
LG 관점에서 ‘플랜B’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 협상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이 새롭게 LG 사령탑으로 선임되며 과거 함께 했던 또 다른 FA 포수 박동원이 ‘차선’으로 떠올랐던 상황. 어쩌면 ‘플랜A’와 ‘플랜B’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이었다. 협상 관계자들은 관련 얘기를 최소화했지만, 실상은 LG가 유강남 대신 박동원을 잡은 것은 ‘수순’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지난 19일 사직 LG-롯데전은 시범경기 같지 않은 시범경기였다. LG는 롯데 선발 포수로 나온 유강남을 안방에 두고 3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2회(박해민)와 5회(오지환), 7회(신민재) 한 차례씩 베이스를 훔쳤다. 같은 경기서 LG 포수로 나온 박동원은 롯데에 도루 1개를 빼앗겼다. 3회 황성빈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1회말 1·3루에서 롯데의 더블 스틸을 잡아내기는 했지만, 흔히 말하는 포수의 도루 저지는 아니었다.
최근 부문별 기록을 들여다볼 때, 두 선수는 도루 저지율에서 차이를 보였다. 유강남은 지난 시즌 도루 저지율이 0.173으로 하위권이었던 반면, 박동원은 0.355로 중상위권 수준의 지표를 보였다. 다만 도루 저지에서 지분이 큰 투수 관여도를 고려해 기간 표본을 바꿔보면, 두 포수의 관련 기록 차이는 좁혀진다.
유강남이 LG 주력 투수진이 일정 부분 달랐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도루 저지율 0.244를 기록하는 사이 박동원은 0.281를 올렸다. 박동원은 키움에서 뛰다가 지난 시즌 KIA로 트레이드됐다.
롯데가 FA 시장에서 유강남을 선택한 것은, 투수력 향상의 지렛대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유강남은 ‘프레이밍’이 뛰어난 포수로 통하는 가운데 평균치의 다른 포수들보다 낮은 자세로 포구하는 습성이 있다. 낮은 볼 포구에 특히 능해 투수들이 마음 놓고 공을 던지는 ‘타깃’을 제공하지만, 상체를 세우는 속도가 필요한 2루 송구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하는 자세라는 평가도 있다.
유강남은 또 지난해 포수로 1008.1이닝으로 단연 1위에 올랐다. 박동원의 포수 출전 이닝(866)을 압도한다. 익숙함 속에서 롯데 젊은 투수들과 안정적으로 호흡을 맞추는 데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올해 LG-롯데전은, 유강남에 대한 두 구단의 ‘선택’이 평가받는 무대가 될 전망. 시범경기 맞대결은 관련 예고편과 다름없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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