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무게만 3㎏…“저 갑갑한 걸 입고 얼매나 고생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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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이거(QR코드) 찍니라고 가는 데마다 난리도 아니었다.
17일 오전 대구시 중구 '코로나19 기억의 공간'을 둘러보던 김아무개(64)씨가 지금은 사라진 전자출입명부 시스템과 대구에 처음 도입됐던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검사 장비, 생활치료센터 시각자료 등을 보며 말했다.
대구시는 "2020년 코로나19 유행 초기 대구 방역의 기록을 전시·보존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쓴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을 기억하기 위해 이 공간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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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이거(QR코드) 찍니라고 가는 데마다 난리도 아니었다.
17일 오전 대구시 중구 ‘코로나19 기억의 공간’을 둘러보던 김아무개(64)씨가 지금은 사라진 전자출입명부 시스템과 대구에 처음 도입됐던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검사 장비, 생활치료센터 시각자료 등을 보며 말했다. 김씨는 “이제는 버스에서도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하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큐아르코드 찍던 게 불과 1∼2년 전인데 여기 와서 보니 정말 다 옛날얘기 같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함께 올 ‘완전한 일상회복’을 앞두고 대구에 문을 연 ‘코로나19 기억의 공간’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기억의 공간’은 지난달 17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구내에 문을 열었다. 민간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초기 병원 전체를 비우고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해 환자를 돌보던 곳이다. 전시 공간은 연면적 308㎡, 지상 2층 규모다. 리모델링 전에는 의료진 사택이었다. 대구시는 “2020년 코로나19 유행 초기 대구 방역의 기록을 전시·보존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쓴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을 기억하기 위해 이 공간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멈춰버린 도시’라는 코너가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2020년 2월 대구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날부터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다양한 수치와 시각자료에 담았다. “첫 확진부터 첫 사망까지 5일”, “특정시설발 집단감염 4266명”, “하루 최다 드라이브스루 검사 1028명” 등의 문구는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실감나게 느끼게 한다.
“저 갑갑한 걸 입고 더운 날 얼매나 고생을 했겠노. 의료진들이 화장실 가기 불편해서 밥도 못 먹고 물도 못 먹었다카이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서아무개(65)씨는 레벨D 방호복을 입힌 마네킹 앞을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확진자를 돌보는 의료진이 입었던 레벨D 방호복 세트는 전신 보호복, N95 마스크, 고글, 일회용 속장갑·겉장갑, 덧신으로 구성돼 총 무게만 3㎏에 달한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은 서로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워 빨강·노랑·파랑 등 서로 색깔이 다른 스티커를 가슴에 붙여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 등을 구분했다. 서씨는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그때 고생해준 의료진들이 너무너무 고맙다”고 했다.
전시관의 마지막 코너 명칭은 ‘시민이 지킨 대구’다. 시민들이 직접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했던 사례를 기록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들을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을 시작한 서문시장 건물주, 친환경 마스크를 만들어 취약계층에 전달한 손진공방, 대구의 소방관들에게 152만원을 기부한 이름을 알 수 없는 광주시민, 코로나19 국내외 현황을 알려주는 ‘코로나나우’ 앱을 개발한 뒤 여기서 얻은 수익을 전액 기부한 대구 중학생 등 19가지 사례가 전시됐다.
‘코로나19 기억의 공간’은 매주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만 문을 연다. 대구시는 이 공간을 근대문화골목투어 프로그램과도 연계해 대구시민과 외부 방문객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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