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불어라 봄바람/박현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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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며 봄기운을 즐겼다.
예전의 봄바람과 차이가 없을 텐데 얼굴에 부딪치는 바람이 의외로 달콤하다.
아파트 단지 안 나무들도 봄 치장에 나섰다.
분열은 날리고 희망은 확산시킬 훈훈한 봄바람이 내 핸드폰 속으로도 불어오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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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며 봄기운을 즐겼다. 예전의 봄바람과 차이가 없을 텐데 얼굴에 부딪치는 바람이 의외로 달콤하다. 새봄을 맞아 자연과 함께하려는 라이더의 공손한 마음가짐에 자연이 화답했지 싶다.
아파트 단지 안 나무들도 봄 치장에 나섰다. 산철쭉과 자산홍은 새잎을 하나둘 드러내 보인다. 오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놀랐는지 산수유와 개나리는 벌써 꽃망울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겨울잠을 자는 나무도 있다. 수령이 수백 년은 됐음직한 아름드리 팽나무의 잔가지에는 찬 기운이 여전하다. 하지만 땅속 뿌리에서는 뜨거운 성장의 기운을 서서히 내보내고 있을 게다.
산책로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켠다. 새봄을 맞아 자연은 생기를 더하며 희망과 설렘을 노래하건만 인간 세상은 을씨년스러운 얘기들로 아직 겨울이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규율을 세우려면 고통과 변화는 불가피하다. 분열은 날리고 희망은 확산시킬 훈훈한 봄바람이 내 핸드폰 속으로도 불어오길 바라 본다.
박현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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