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계 “극우도 귀가하면 K드라마 봐… 尹 통큰 리더십에 용기 얻어”
대통령실은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6~17일 일본 방문 성과와 관련해 “일본과 협력 채널의 복원 노력을 하면서 공급망 안정화, 핵심 첨단 기술 진흥과 같은 경제 안보 분야로도 협력의 범위를 확장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도쿄에서 양국 경제계 인사들이 주최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일본 재계 인사들은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환영한다고 했다. 사사키 미키오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은 “한국 드라마는 한번 보면 중독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K드라마에 대한 친근감을 나타냈다. 다른 참석자는 “한일 관계 정상화에 반대하는 극우도 귀가하면 한국 드라마부터 챙겨 본다”는 농담도 했다고 한다.
야스나가 다쓰오 미쓰이물산 회장은 “한국 선박 진수식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싶고 삼계탕과 불고기, 게장을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과거 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에서 인기를 끈 배우 최지우씨와 최근 한국 극장가에서 흥행한 ‘슬램덩크’ 얘기도 테이블에 올랐다. 일본 재계 인사들은 “윤 대통령의 솔직하고 통 큰 리더십에 오히려 우리가 더 큰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고 한다. 한 참석 인사는 “일본 재계 인사들도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집권 자민당 주류 계파 수장인 아소 다로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접견했다. 아소 전 총리는 한남동 관저에 대해 물었고, 윤 대통령은 “다시 방한하면 관저에서 식사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고 한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당대표는 윤 대통령 면담 자리에 ‘윤석열 시계’를 차고 나왔다고 한다. 작년 12월 방한해 윤 대통령을 접견했을 때 선물로 받은 기념 시계였다. 윤 대통령은 오부치 유코 자민당 중의원을 만나서는 “친구도 만나지 않으면 멀어진다. 갈등이 있어도 만나야 한다”고 했다. 오부치 의원은 1998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한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이다. 김건희 여사가 17일 도쿄 한국학교를 방문할 때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손자인 나카소네 야스타카 중의원이 안내했다.
윤 대통령은 방일 첫날인 16일 기시다 총리와 2차 친교 자리에서 한국 소주(참이슬)와 일본 맥주(에비스)를 섞어 만든 일명 ‘화합주’로 기시다 총리와 팔을 걸고 ‘러브샷’도 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결단과 솔직한 태도에 감동했다”고 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도 일본 주류 인사들에게 ‘무조건 윤 대통령이 내민 손을 잡으라’고 설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교가 상대방 마음을 열고 판을 바꾸는 것이라면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 외교는 커다란 성공”이라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한일 미래 관계를 위해 중요한 결단을 내렸으니 기시다 총리도 호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양국에서 일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후속 조치를 통해 기시다 총리도 함께 주목받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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