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투혼’ 이대성, 계속 달린다…완주를 목표로
이대성의 가스공사 이적 후 첫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홈경기는 모두 치렀다. 이대성은 17일 서울 SK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2차 연장전까지 48분 35초를 소화하며 39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활약했다.
39점은 이대성의 개인 1경기 최다득점이었다. 종전 기록은 고양 오리온(현 캐롯) 시절이었던 지난해 2월 10일 전주 KCC전에서 기록한 38점이었다. 가스공사는 이대성의 활약에도 105-107로 패, 3연패에 빠졌다.
이대성은 “연장전에서 졌으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팀이 안 좋은 상황인데다 마지막 홈경기여서 어느 때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대구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관중도 많이 오셔서 정말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4쿼터 종료 직전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3점슛을 터뜨리는 등 4쿼터까지 5개의 3점슛 가운데 4개를 성공시켰다. 자유투는 5개 모두 넣었고, 2점슛 성공률 역시 69.2%(9/13)에 달했다.
하지만 1~2차 연장전에서는 4개의 3점슛 모두 림을 외면했다. 오른 손목 통증의 여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손목 부상을 안고 시즌을 치르고 있는 이대성은 1차 연장전 종료 직전 최부경과 몸싸움 과정서 손목에 충격이 가해졌다. 이대성은 오른 손목을 움켜쥐며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대성은 이에 대해 “손목이 뒤로 꺾이긴 했다. 마지막 홈경기여서 진통제도 한 알 더 먹고 뛰었는데 통증이 재발해 이후 3점슛 던질 때는 영점이 안 맞더라. 하지만 프로는 지면 의미 없는 것이다. 핑계 대고 싶지도 않다. 부상 안고 뛰겠다고 한 것도, 그런 결과를 만든 것도 나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마지막 공격은 제대로 시도해보지도 못했다. 105-107로 뒤진 2차 연장전 종료 2.3초 전. 이대성은 작전타임 후 골밑으로 침투한 데본 스캇에게 공을 넘겼지만, 스캇이 못 잡으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공식 기록은 3점슛 시도로 표기됐지만, 이대성의 의사는 패스였다.
이대성은 해당 상황에 대해 “상대는 몰랐겠지만, 스스로는 슛을 못 던지는 손목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다. 어림도 없을 거라 생각해서 작전타임 때 스캇과 얘기했다. 상대는 무조건 내가 던질 거라 생각할 테니 마무리해달라고 했는데 워낙 급박한 상황이어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이에 대해 “선수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팀도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팀에서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겠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심어줘야 한다. 팬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까지 해보고 싶다. 기회가 닿으면 1경기라도 더 뛰고 1경기라도 더 이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더불어 “가스공사 팬들에겐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마지막 홈경기까지 끝나니 더 강하게 와닿았다. 매 시즌 팬들의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올 시즌은 더 특별했다. 데뷔 후 플레이오프에 못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팀 성적이 안 좋은데도 가스공사 팬들은 계속해서 응원과 위로를 보내주셨다. 시즌 전 새롭게 합류한 데다 팀 성적도 안 좋았는데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30대 중반을 앞둔 선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표현일 수 있겠지만, 이대성의 목표는 앞으로도 ‘성장’이다. 이대성은 “선수 생활 끝낼 때까지 매 시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지금까진 성장했다는 걸 결과로 계속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김)선형이 형이 나이와 무관하게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듯, 나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최고점을 찍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_점프볼DB(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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