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기어코 방수현 뒤 이었다···27년 만에 전영오픈 女단식 우승

김은진 기자 입력 2023. 3. 19. 23:02 수정 2023. 3. 1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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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19일 전영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천위페이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버밍엄 | 로이터연합뉴스



안세영(21·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역사를 결국 새로 썼다.

안세영은 19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천위페이(중국)를 2-1(21-17 10-21 21-19)로 꺾고 우승했다.

전영오픈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대회로 1899년에 시작돼 세계에서 가장 전통 있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 대회다. 한국은 2000년대 이후로는 상위권을 지키면서도 우승과는 인연을 자주 맺지 못했다. 특히 2010년대 이후로는 2012년 남자복식의 정재성-이용대, 2017년 여자복식의 장예나-이소희 외에 우승하지 못했다.

특히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96년 방수현의 우승 이후 27년 만이다. 1981년 황선애, 1986년 김연자, 그리고 1996년 방수현밖에 없었던 전영오픈 여자단식 우승의 계보에 안세영이 합류했다.

지난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 안세영은 2년 연속 결승에 올라 숙적을 꺾었다.

현재 세계랭킹은 안세영이 2위로 천위페이(4위)보다 높다. 천위페이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8강에서 안세영을 꺾은 끝에 금메달을 따냈던 세계 최강으로 역대 전적에서 안세영을 8승2패로 압도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결승에서 처음으로 천위페이를 꺾은 뒤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 준결승에서 다시 한 번 승리한 데 이어 이번에는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대접전 끝에 제압하고 우승했다. 우승을 확정한 안세영은 라켓을 시원하게 던진 뒤 관중석을 향해 어퍼컷을 날리고 뛰어오르며 챔피언 세리머니를 펼쳤다.

안세영은 “믿기지 않는다. 여러 대회에서 경험들이 쌓여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내 경력에 한 획을 그은 것 같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한 단계 성장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단식, 여자복식, 혼합복식까지 3개 종목에서 4개 팀이 결승에 올랐다.

여자복식 김소영(오른쪽)-공희용이 19일 전영오픈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버밍엄 | EPA연합뉴스



가장 먼저 열린 여자복식에서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공희용(27·전북은행)이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를 2-0(21-5 21-12)으로 이겼다. 결승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격돌해 금·은메달을 석권했다.

김소영-공희용은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세계랭킹 6위다. 국내 여자복식에서는 최강이지만 전영오픈에서 3위권 안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 첫 입상과 함께 6년 만에 한국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인도 선수들을 제치고 결승에 올라 한국의 집안 다툼을 예고한 이소희-백하나 조는 세계랭킹 20위다. 6년 전 장하나와 전영오픈 우승을 차지했던 이소희는 이후 신승찬과 짝을 이뤄 김소영-공희용과 함께 여자복식 간판으로 활약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짝을 바꿔 백하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빠른 속도로 올라서면서 불과 5개월 여 만에 지난주 독일오픈 우승을 차지한 뒤 전영오픈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이어 열린 혼합복식 승에서도 14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뒀다.

세계랭킹 9위인 서승재(26·국군체육부대)-채유정(28·인천국제공항)은 세계 랭킹 1위 정쓰웨이-황야충(중국) 조에 1-2(16-21 21-16 -21)로 졌다.

2004년 김동문-나경민 이후 19년 만의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서승재-채유정은 2009년 고성현-하정은 이후 14년 만에 전영오픈에서 혼합복식 은메달을 따냈다. 그 사이 혼합복식에서는 2010년 이용대-이효정, 2014년 고성현-김하나, 2020년 서승재-채유정의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서승재-채유정은 3년 만에 다시 전영오픈에서 은메달까지 수확했다.

한국은 배드민턴 중흥기였던 2008년 이 대회에서 남자복식 우승을 놓고 집안 다툼을 벌여 정재성-이용대가 금메달, 이재진-황지만이 은메달을 따고, 여자복식의 이경원-이효정이 금메달, 여자단식의 황혜연이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이후 금메달과 은메달을 동시에 따낸 적도 없었다.

이번 대표팀은 여자복식 금·은메달과 여자단식 금메달, 혼합복식의 은메달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 2개를 수확하며 다시 전성기를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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