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소리 무서워해”... 우크라 지휘관, 신병 전투력 고발했다 좌천

김동현 기자 2023. 3. 1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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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러시아군을 향해 포격을 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 지휘관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숙한 신병들의 전투력 실태를 고발했다가 좌천됐다고 17일(현지 시각) 키이우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제46공중강습여단 소속 대대장 아나톨리 코젤 중령은 최근 훈련소 부대대장으로 발령 났다. 앞서 그는 ‘쿠폴(Kupol)’이란 별칭으로 진행한 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열악한 전력 상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동부 솔레다르 등 격전지에 투입된 대대원 500명 중 100여 명이 지난해 숨졌고 4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후 신병을 받았는데, 대부분이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였고 도망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하루는 그가 전선에서 총을 쏘지 않는 병사에게 이유를 묻자, “총소리가 무섭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는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전투 경험”이라며 “6개월간 전투를 겪고 살아남은 군인과 (훈련소) 사격장에서 막 도착한 군인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라고 말했다. 코젤 중령은 또 “적군은 다가오는데 쏠 게 없다”며 탄약이 부족한 상황을 탄식했다.

코젤 중령에 대한 인사 조치는 지난 13일 해당 인터뷰가 보도된 직후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크라이나군 공수사령관 막심 미르호로드스키 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 ‘당신이 그렇게 똑똑해서 인터뷰까지 한다면 (신병들을) 직접 훈련하도록 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인터뷰 내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신병 훈련과 관련된 보직에 발령됐다는 것이다. 코젤 중령은 인사조치 이후 즉각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의 이번 조치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코젤 중령은 전쟁에 필요한 사람”이라며 “군인들이 잘 훈련받아야 한다는 말이 무엇이 잘못됐느냐”고 항의했다. 볼로디미르 아리예프 의원도 “이 나라는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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