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서도 통하네…광주FC ‘정효 매직’
‘2부 챔프’ 이정효 감독표 공격 축구
인천 짠물수비 허물고 5 대 0 대승
시즌 초반이지만 상위권 진입 눈길
또다른 승격팀 대전도 막강 전력
수원 삼성 3 대 1 잡고 ‘무패행진’
때로는 지도자의 남다른 소신이 전력 차이를 뛰어넘는 마법을 부린다.
남들과 다른 축구를 표방하는 광주FC가 대표적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지만 승격팀이라 믿기지 않는 ‘정효 매직’은 2부가 아닌 1부에서도 통하고 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지난 1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5-0 대승을 신고했다. 안방에서 첫 승을 따낸 광주(2승2패)는 2연패 탈출과 함께 단숨에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K리그2(2부) 우승팀 자격으로 1부에 올라온 광주는 승격팀으로는 처음 정규리그 5골 차 승리의 기쁨도 누렸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승격팀의 첫 목표인 1부 생존은 이제 걱정거리가 아니다. 반면 인천(1승1무2패)은 4경기에서 10실점 하면서 장기인 짠물 수비가 무너졌다.
광주는 올해 선수들의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적극적인 공격 축구로 주목받고 있다. 상황에 따라 공격수도, 수비수도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모두 골을 노린다는 점에서 현대 축구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이 감독은 지난 5일 FC서울전에선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주고도 수적 열세 속에 0-2로 패배한 뒤 “저렇게 축구하는 팀에 진 것이 분하다”는 설화를 남기기도 했다.
설화보다 안타까운 것은 결과였다. 남다른 공격 축구를 표방한 것과 달리 좀처럼 터지지 않는 골이 문제였다. 직전 3경기까지 득점은 단 1골. “소신을 꺾을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던 이 감독은 빈 공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데 주력했다. 광주는 상대 진영까지 공은 잘 운반하지만 득점 마무리를 못하는 게 문제였는데, 갈고닦은 패턴 플레이로 풀어냈다.
인천전에서 흐름을 잡은 아사니의 전반 8분 첫 골이 대표적이다. 코너킥에서 뻔한 공격이 아니라 아크 정면 중거리슛이 상대의 빈틈을 제대로 찔렀다. 약속된 패턴 플레이는 광주의 또 다른 고민거리였던 효율성도 끌어올렸다.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시작하는 광주에 공을 빼앗기면 실점도 각오해야 한다. 전반 20분 엄지성의 추가골이 그랬다. 이 골은 각이 보이지 않는 장면에서 골을 넣은 것도 훌륭했지만, 그 직전에 6차례 패스로 인천의 수비를 무너뜨린 과정에 박수를 보낼 만했다.
더 높은 무대를 꿈꾸는 선수들을 자극하는 이 감독의 남다른 동기유발도 통했다. 이날 아사니는 경기 당일 처음으로 알바니아 축구대표팀에 발탁됐는데, 대표팀 합류 전에 골을 주문한 효과가 K리그1 시즌 1호 해트트릭으로 이어졌다. 후반 23분 아사니의 발리슛으로 만들어낸 2호골, 후반 26분 프리킥 쐐기골 모두 작품이었다. 엄지성도 마찬가지였다. 내년 파리 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는 엄지성의 부족한 부분을 영상을 통해 설명해 1골 1도움이라는 맹활약을 이끌어냈다.
한편 19일 열린 경기에서는 또 다른 승격팀 대전 하나시티즌이 수원 삼성을 3-1로 꺾으며 개막 후 무패행진(2승2무)을 이어갔다. 울산 현대는 홈에서 수원FC에 3-0 완승을 거두고 개막 4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울산의 라이벌 전북 현대는 대구FC에 0-2로 패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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