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한’ 배드민턴 전영오픈 여자복식…김소영·공희용 조 ‘정상 등극’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 대회 결승에서 기분 좋은 집안 대결을 벌였다.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세계 6위)가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 조(세계 20위)를 꺾고 금메달을 땄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19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3 전영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복식 결승에서 노련미를 앞세워 이소희-백하나 조에 2-0(21-5 21-12)으로 이겼다. 전날 동반 결승행으로 2017년 장예나-이소희 조 이후 6년 만에 금메달을 예약한 가운데 김소영-공희용 조가 웃었다.
197경기를 함께 치른 김소영-공희용 조의 경험이 빛났다. 초반부터 안정된 샷을 앞세워 분위기를 잡아가며 7-1까지 앞서 나갔다. 반면 이소희-백하나 조는 긴장한 듯 범실이 잦았다.
상대 전적에서는 이소희-백하나 조가 2전 2승으로 앞섰지만 조 결성 후 24번째 경기를 치른 경험 부족 탓에 큰 무대에서 긴장하며 범실이 이어졌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주도권을 잡자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10점 이상으로 점수 차를 벌리더니 세트 후반부에도 강연타를 절묘하게 상대 코트 구석에 꽂아 넣으며 결국 21-5로 가볍게 따냈다.
2세트에서도 김소영-공희용 조가 분위기를 이어가 8-0까지 앞서 나갔다. 2017년 이 대회에서 장예나와 함께 우승을 차지했던 이소희였지만 김소영-공희용 조의 집중력 앞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백하나는 2게임 도중 오른쪽 어깨 치료를 받는 등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소희-백하나 조는 2세트 중반부터 몸이 풀린 듯 대등하게 맞섰으나 결국 초반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경기 시작 43분 만에 우승을 확정한 뒤 활짝 웃었다.
한국은 2020년 이소희-신승찬 조와 지난해 정나은-김혜정 조가 각각 3위에 그치는 등 최근 잇달아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차지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대회인 전영오픈은 1899년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대회다. 한국은 1985년부터 2000년까지 한 차례만 제외하고 매년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입지가 줄어들어 고전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혼합복식과 여자단식에서도 결승행을 이뤄내는 등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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