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꽃
경기일보 2023. 3. 19. 19:23
산길에서 마주친
꽃 한 송이
먼 허공을 끌고 온 나와
깊은 지층을 끌고 온 꽃이
이렇게 마주치는 건
신조차 몰랐을 일
어쩌면 우리의 뿌리가 같았을 것
발바닥의 실금이 그 증거
갈라지다 만 뿌리가 나를 움직이게 하고
끝내 주저앉게 만든다는
꽃의 귀는 벌의 붕붕 소리에 팔랑이고
내 발은 땅을 오래 믿는다
꽃은 매일매일 다른 얼굴을 내밀고
꽃도 뒤돌아보았을까
뿌리를 거슬러 반추했을까
신열을 앓고 있는
자줏빛 꽃봉오리,
마그마 같은 것
박설희 시인
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 꽃은 바퀴다’, ‘가슴을 재다’.
한국민예총 수원지부장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경기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시흥경찰서, 추석명절 앞두고 민·관·경 야간 합동순찰 실시
- 안산상록경찰서장, 사이버 도박 근절 챌린지 동참
- 군포문화재단, 군포예술인센터 입주단체 공개모집…11일까지
- 경기도, 9~10월 14개 지역 순회…11월 정책축제 위한 의견 수렴
- 성남 분당수서로 터널 공원화 2단계 놓고…市 고민에 빠져
- 경기 광주시, 중대물빛공원 문화시설 건립 사업 설계 용역 착수보고회 개최
- 수원특례시, 민선 8기 8호 유치기업 ㈜애니원…수원에 R&D시설 유치
-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 31개 시·군 부단체장과 추석 연휴 도민 안전 대책 논의
- 수원특례시, ‘2024년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정조·혜경궁 홍씨 역할 선발
- 부천시의회, 의원 결산검사 수당 미지급 조례 ‘보류’…‘특권 지키기’ 빈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