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물 줄줄, 벽면 쩍쩍… “16년째 불안과 삽니다” [송현자유시장 재개발 지지부진]

최종일 기자 2023. 3. 1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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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건물 부식 심해 위험천만... 현재 점포 220곳 중 91곳만 영업
市, 상인 보상 문제로 나몰라라... “원도심 발전위해 市가 나서야”
인천시가 인천도시공사 주도의 ‘동인천역 주변 전면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수익성 확보를 위한 로드맵을 그린다. 경기일보DB

 

“재개발을 한다하니 집도 못고치고, 불안하고 위태롭게 매일매일 살아요.”

19일 오전 10시께 인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 인근 송현자유시장. 시장 안 상가 건물 곳곳에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금이 가 있는 등 곧 무너질 듯 위태롭다. 오성극장은 건물 부식이 심하고, 일부 건물은 아랫쪽으로 무너져가고 있다.

이미 이 곳은 지난 2010년 재난위험시설로 D등급을 받았지만, 재개발에 묶여 아무런 보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장 골목 안 천장에는 무너지지는 것을 대비해 합판으로 임시 가벽을 만들기도 했다. 상인들은 비가 오는 날이면, 점포에 물이 샌다고 토로한다. 의류점을 운영하는 호석현(가명·70세)씨는 “16년째 개발한다는 말만 나올 뿐, 여전히 그대로”라며 “상인 대부분이 그냥 위험속에 장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19일 오전 10시께 인천 동구 송현자유시장에서 한 상인이 천장 붕괴를 예방하고자 설치한 합판을 가리키고 있다. 최종일기자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인 동인천역 주변 재개발 사업이 16년째 지지부진하다. 시장 건물 노후화로 찾는 손님이 줄어 매출은 하락하는 등 상인들의 피해가 크다. 이 때문에 현재 시장 점포 220곳 중 91곳만 영업을 하는 등 장사를 접는 상인은 늘어만가고 있다.

1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동인천역 일대 재개발 사업이 시작했지만 10년이 넘도록 사업성 부족 등으로 한 발도 나가지 못했다.

결국 시는 지난 2020년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 시범 사업으로 ‘동인천역 2030 역전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사업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역세권 복합개발사업과 함께 역 주변, 중앙시장, 상가, 주택가 등의 정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3년째 상인들과의 보상문제 등이 얽혀 사실상 멈춰 서있다. 송현시장 상인 220명이 속한 ㈜중앙상사는 현실적인 여건에 맞는 보상과 42%에 달하는 세금 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보상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취소하려했지만, 국토부 심의를 받기 어렵자 사실상 방치 중이다.

19일 오전 10시께 인천 동구 송현자유시장에서 한 상인이 균열이 생긴 오성극장 내부를 가리키고 있다. 최종일기자

지역 안팎에선 시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난 2020년부터 추진하는 ‘동인천역 2030 역전프로젝트’를 본 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시가 원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직접 나서 공공개발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10년 넘도록 민간 개발의 시도가 있었지만, 수익성이 낮아 여러차례 좌초했기 때문이다.

임관만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국민의힘·중구1)은 “제물포 르네상스 등 시가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서는 동인천역 문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가 직접 인천도시공사(iH)와 함께 나서서 직접개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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