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에너지 위기의 시대,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의 역할

김영호 2023. 3. 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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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순자 한국열병합발전협회 협회장.

지난 해 우크라이나에서 시작된 전쟁은 예상과 달리 1년 이상 지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 에너지 위기 문제가 우리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적 에너지 원가 폭등으로 지난해부터 전력 도매가는 급상승했고, 난방 수요가 몰리는 겨울이 시작되자 열 요금과 전기 요금에 많은 소비자가 놀라 보일러를 잠갔다. 정부는 급상승한 에너지 가격으로 발생하는 전력 소매가격과 전력 도매가격의 역전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긴급정산상한제도를 한시적으로 가동했지만 원가 상승 요인이 소매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기형적이고 인위적인 시장 개입으로 오히려 전력 생산 기업들의 경영난을 가중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의욕적·도전적으로 에너지 업계에 저탄소 연료 전환을 독려하던 정부가 오히려 그 반대되는 정책으로 에너지 업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수요지 인근에서 효과적으로 증기·열·전기를 공급하는 신재생에너지와 집단에너지는 분산에너지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신재생에너지와 분산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사회·정치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산업단지 집단에너지는 주요 국가 산업단지 등 수요지 인근에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고, 다양한 자연재해 및 기상이변 등 상황에서도 분산에너지로서 탄력회복성(Resilience)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규모 발전설비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인 송·배전 비용 문제와 주민 수용성 등 문제를 해결하고 저탄소 고효율 집단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은 에너지자원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당장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으로 급격히 출렁이는 국내 전력시장이 그렇다. 이미 발전공기업 이외에도 수많은 민간 발전사업자가 존재하고 있는 전력도매시장에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긴급정산상한제도'를 실시하고 있어 이 과정에서 사업자들은 원가 상승과 이자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으며, 더욱 높아지는 비용에 저탄소 연료 전환 시점을 뒤로 미루고 있다.

에너지 위기와 더불어 오래전부터 화두가 된 기후위기 대응도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올해 상반기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탄소중립기본계획 수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존에 의욕이 앞선 2030 온실가스감축국가목표(NDC)에 대한 재수립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현장 목소리와 산업계 현실을 반영한 좀 더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목표 수립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책 일관성에 대한 우려와 형평성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가의 목표 수립 과정도 중요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각 업계의 조화로운 의견 수렴과 수용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NDC와 이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국가 로드맵, 실제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 간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고 있다. NDC 및 온실가스감축 국가 로드맵에서 산업부문에 속한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에서는 전환 부문에 속해 있으며, 그조차도 모든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아닌 일부 업체만이 속해 있다.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가 3기에 이르는 동안 가장 중요한 요소인 업종 간 불균형 해소와 국가 정책의 정합성을 위해 산업단지 집단에너지를 산업부문에 편입해야 한다.

에너지 자립 확보와 탄소중립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산에너지 시스템에서 공급 안정성과 탄력 회복성을 확보하고 있는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의 탄소중립을 향한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부·지방자치단체·학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책 개선 사항에 대한 검토 및 지원을 면밀하게 해야 한다.

방순자 한국열병합발전협회 협회장 kcga@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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