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도 무리해서 개화" 기시다 농담…尹대통령 방일 뒷이야기
"윤석열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서 벚꽃들이 무리해서 개화한 것 같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한일 확대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건넨 농담이다. 통상 날씨 얘기로 대화를 시작하는 관례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도쿄에 도착해보니 벚꽃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1주일만 있으면 활짝 필 것 같다"고 하자 기시다 총리가 "올해는 이례적으로 빨리 피고 있다"며 화답했다.
19일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6~17일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들을 소개했다. 일본 측의 우호적 분위기와 친밀한 유대감 형성 등의 의미를 담은 내용들이었다.
이 관계자는 "양자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보통 참석자들은 상대국의 국기에 있는 색의 넥타이를 주로 많이 맨다. 우리 측은 대체로 붉은색, 그리고 일본 측에서는 많은 분들이 푸른색 계통의 넥타이를 매고 왔다"고 했다. 각각 일장기와 태극 문양에 파란색을 상징했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이 일본 정계 지도자들을 만났을 때 상황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일한의원연맹과 일한친선협회중앙회 4명, 일한협력위원회 2명, 야당인 입헌민주당 의원 3명, 연립여당인 공명당 정치인 3명 등 모두 12명을 만났다.
이 관계자는 "일한의원연맹 접견 때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했던) 오부치 총리의 딸인 오부치 유코 의원이 참석을 했다"며 "윤 대통령이 '친구가 싸울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만나지 않으면 사이가 더 멀어진다. 갈등이 있어도 자주 만나야 된다. 25년 전에 그런 혜안을 보여준 오부치 전 총리에 대한 감사를 따님인 오부치 유코 의원에게 대신 전한다'고 하자 오부치 의원이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인사했다"고 전했다.
또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아들인 나카소네 히로후미 의원과 만났던 일도 밝혔다. 나카소네 히로후미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가 한국학교를 방문할 때 우리 아들(나카소네 전 총리의 손자인 나카소네 야스타카 의원)이 수행을 한다"며 "그래서 제가 아들에게 가서 보디가드 역할을 열심히 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일본 젊은 청소년이 혼자 한국어를 독학해서 인사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이즈미 대표의 딸이었다"고도 밝혔다.
이어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본인이 찬 시계를 대통령에게 보이고 싶어서 이렇게 돌렸는데 알고 보니까 작년 말에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했을 때 선물로 받은 '윤석열 대통령 시계'였다"고 했다.
이밖에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16일 양 정상 간 부부 동반 만찬 때 윤 대통령이 즐겨본다는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밥상 화제로 올라오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가 주인공에 대해 "저렇게 많이 먹으면서 살이 안 찌는지 궁금하다"고 하자 이를 전해 들은 만찬 식당 주인이 "주인공이 이 식당에도 왔었는데 많이 먹는 건 사실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더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일본 맥주와 한국 소주 등을 함께 마신 2차 장소 오므라이스 가게(렌가테이) 이야기도 일본 정가의 관심을 받았다. 윤 대통령이 아소 다로 전 총리와 만났을 때 아소 전 총리가 "오므라이스 맛은 어떠했느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이전에 (일본에 왔었을 당시) 먹은 것과 비교하면 라이스 맛은 그대로인데 계란 두께가 옛날보다 좀 더 얇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고 아소 전 총리는 "이전 셰프가 돌아가시고 지금은 새로운 요리사가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소 전 총리가 한국에서 윤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선물한 양갱 역시 수백 년 된 집의 음식이라는 등의 얘기로도 이어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오랜 전통이 쌓인 제조업 기반이 결국 산업을 탄탄하게 만드는 만큼 지속적인 한일협력관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대화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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