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삭 지도·책 추천서 학습 습관까지 분석···'개인교사 된 AI'

신중섭 기자 2023. 3.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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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 판 흔드는 챗GPT]
웅진·교원 등 플랫폼 적용계획 주목
아이스크림에듀는 자체엔진 개발
교육기업들 서비스 선점경쟁 격화
2025년 4040억弗시장 게임체인저
"관련 DB 확보···가공·접목이 관건"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웅진씽크빅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웅진씽크빅
[서울경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AI’ 열풍이 교육 업계로 옮겨 붙고 있다. AI 기반 학습분석을 비롯해 메타버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기술을 통한 ‘에듀테크(Education+Tech)’ 기업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해 사활을 걸던 교육 기업들이 이제는 앞다퉈 생성형 AI 관련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한 주 사이에만 생성형 AI 전략을 줄줄이 발표하는 등 업계 경쟁이 한층 더 격화하는 모습이다.

◇챗GPT 열풍에 발등에 불 떨어진 교육업계=교육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교육기업들은 잇달아 생성형 AI 관련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이후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미국 오픈AI사의 챗GPT가 각종 산업 분야에 광범위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에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교육 업체들이 앞다퉈 AI 활용 방안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챗GPT는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이나 번역, 작사·작곡, 코딩 작업 등 그동안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갖가지 업무를 능숙하게 수행하면서 화제가 됐다. 챗GPT의 기반 기술은 주어진 콘텐츠를 스스로 학습해 이용자가 원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생성형 AI다. 교육 분야는 이 생성형 AI의 등장에 특히 긴장하고 있다. 학생들이 수행해야 할 에세이와 논문, 과제, 시험 등을 손쉽게 해결하자 당장 학교 현장부터 비상이 걸렸다. 교육 당국 역시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공교육 분야에서는 학생들의 생성형 AI 활용 범주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교육 업체들은 생성형 AI를 제품·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해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비판적·창의적 사고나 문제해결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잘 활용토록 하면 오히려 학생들이 그러한 능력을 체득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1주일 새 잇달아 전략 발표···선점 경쟁 격화=국내 주요 교육 업체들은 지난 한 주에만 잇달아 생성형 AI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빅3 교육기업인 웅진씽크빅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성형AI 도입 전략을 발표했다. 웅진씽크빅은 자사 대표 AI학습 플랫폼 ‘웅진스마트올’의 대화형 시스템(챗봇)에 생성형AI를 적용한다. 기존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 학습자 수준에 맞는 △상호작용 △첨삭 지도 △책 추천 △AI스피킹 튜터 등 보다 폭 넓은 개인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웅진씽크빅은 현재 챗GPT,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등 기술 접목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가 론칭되는 올해 7월께 생성형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는 “챗GPT의 경우 영어권에서 개발된 기술이기 때문에 영어 교육에 집중해 적용할 예정”이라며 "국어 교육의 경우 네이버와 기술 협력을 통해 하이퍼클로바X가 나오는 즉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웅진씽크빅이 주목한 부분은 ‘몰입'이다.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인 ‘스마트올 메타버스’에도 생성형 AI를 접목시켜 아이들이 학습에 더욱 흥미를 느끼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주목하는 교육의 화두는 '몰입의 증대'”라며 “생성형 AI을 활용해 아이들의 교육 몰입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홈러닝 서비스인 ‘홈런’으로 알려진 아이스크림에듀는 교육 콘텐츠 사업을 펼치고 있는 그룹 계열사 아이스크림미디어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교육용 ‘에듀GPT’를 자체 개발 중이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에듀GPT는 GPT AI 모델이 구사할 수 있는 문장 생성과 독해, 이해, 요약, 번역, 질의응답 등의 기능을 활용해 교육에 범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서비스다. 에듀GPT에 기존에 개발한 초개인화 엔진 ‘지식추적기술(Deep Knowledge Tracing·DKT)'을 융합해 교사에게는 AI조교, 학생에게는 AI튜터 역할을 수행하는 AI학습 매니저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상반기 내로 문해력 증진을 돕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연말까지 GPT모델을 지속 개발해 교육 서비스에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듀GPT를 완성할 예정이다. 범용 에듀GPT를 구축하면 다양한 기능의 GPT모델을 서비스별로 모듈화 해 각각 상용화 한다는 목표다.

또 다른 빅3 교육기업인 교원 역시 지난 14일 학습지 아이캔두 '실사형 Ai튜터'에 챗GPT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실사형 Ai튜터는 AI 기술로 제작한 가상 교사로, 학생의 학습 습관을 분석하는 기능이 있다. Ai튜터에 챗GPT가 적용되면 학생은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찾고 실시간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교원은 챗GPT 도입을 위한 타당성 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생성형 AI, 에듀테크 ‘게임 체인저’ 될까=업계는 생성형 AI가 에듀테크 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홀론아이큐에 따르면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2270억 달러(297조7105억 원)에서 2025년 4040억 달러(529조 846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는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또 얼마나 확보하고 잘 가공·접목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라며 “기존에 에듀테크 업체들이 도입하던 AI나 메타버스, AR·VR 등과 비교해 업체 간 실력 격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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