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의 실험…“글로벌 IP는 숙명, 퍼블리싱 실명제 추진”
세컨드 퍼블리싱 확대, 투자 적극 추진
김창한 대표에 대한 믿음도 “적임자 없어”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등도 추진
인도 잠재력 큰 시장, 상반기 BGMI 재개 기대
장 의장은 지난 15일 서울 역삼 크래프톤 오피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메가 IP가 탄생하면 시가총액 10조원 기업이 만들어지나 현재 크래프톤에 글로벌 메가 IP는 ‘펍지:배틀그라운드’ 하나 밖에 없다”며 “추가로 글로벌 메가 IP를 만들 수 있다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크래프톤은 두 번째 성공이고, 이어 세 번째도 성공할 것이란 시장의 프리미엄까지 붙는다. 이 경우 시가총액 20조~25조원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2019년 인수한 북미 독립 스튜디오 스트라이킹디스턴스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첫 콘솔 도전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했다. 글로벌 메가 IP 확보를 위한 크래프톤의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주들로부터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
이에 장 의장은 “주주들의 뼈아픈 말씀들을 새겨듣고 있다. 그럼에도 왜 이런 시도를 숙명적으로 계속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며 “크리에이티브(창의적) 콘텐츠를 많이 발굴해 최대한 많이 타석에 서야 이중 하나라도 홈런을 때릴 수 있지 않느냐. 실패도 있겠지만 북미, 유럽 등에도 적극 투자해 글로벌 메가 IP로 키우겠다는 의지로 봐달라”고 말했다.
장 의장은 올해 크래프톤의 사업 기준이 내부적으로 많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 자회사를 통한 퍼블리싱인 ‘퍼스트파티 퍼블리싱’ 중심이었는데, 올해는 세컨드파티 퍼블리싱에 더 무게를 둘 계획”이라며 “이전보다 더 많은 타석에 서기 위한 전략 변화라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이 같은 전략 변화의 중심엔 오는 28일 크래프톤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김창한 대표가 있다. 장 의장은 “김 대표는 글로벌 메가 IP(펍지)를 만들었다는 기준에서 보면 최적의 CEO 적임자”라며 “이런 경험이 많은 CEO가 있기 때문에 외부 유망 개발사들을 발굴할 수 있고, 또 그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 의장은 최근 크래프톤 내부 조직과 제도에도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있다. 그가 추진 중인 ‘퍼블리싱 실명제’가 대표적이다. 한 사람이 하나의 게임을 절대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이다. 자유로운 개발 스튜디오와 한정된 자원으로 게임을 잘 팔아야 하는 퍼블리싱 조직 간 건강한 협업이 목적이다.
크래프톤은 상장사인 만큼 실적과 주가 관리도 중요한 요소다. 크래프톤의 주가는 16만원대인데 2021년 8월 공모가(49만8000원)대비 약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주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올해 주주가치 환원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장 의장은 “크래프톤은 성장주여만 한다는 게 내 생각인데, 현금을 많이 갖고 있지만 성장에 제대로 투자를 못한다면 다른 형태로도 주주환원이 돼야 한다고 본다”며 “이런 측면에서 올해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이 더 이상 성장을 못한다면 직접 배당 같은 가치주가 갖는 다른 형태의 환원 방식도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당장 나올 신작들이 없어 지난해부터 돌연 서비스가 중단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재개가 절실한 상황이다. BGMI는 크래프톤이 인도 시장에 직접 퍼블리싱(유통) 중이었는데, 현지 정부가 보안을 문제 삼아 서비스 중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 의장은 “현재는 인도 정부나 정치인들도 게임 산업에 대해 배우고 있는 단계”라며 “우리도 인도시장에 대해 미성숙했지만 이제 많은 노력을 통해 현지에 온라인 게임 이해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의 20세 이상 인구가 48.8만명, 중국이 1600만명인데 인도는 2600만명이나 된다. 게임을 즐겨 하는 청년층이 많은 만큼 인도의 잠재력은 크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가 대단히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는 인도에서 BGMI 서비스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Z 권리의식' 때문에 괜찮다는데…20대 62% "연차 마음대로 못써"
- 고속도로서 '홧김'에 정차한 남편, 아내 버스 치여 사망
- "집 갈래" 외친 BTS 뷔, 올 현금 매입한 곳은?[누구집]
- "나한테 친절했다"며 162회 연락…50대 스토킹 혐의 유죄
- 中 관광객 돌아오자…올리브영, 명동상권 매출 29배 '껑충'
- 손흥민·토트넘 ‘풋볼 레퓨테이션 어워즈’ 수상
- '마약 투약 혐의' 유아인, 다음주 경찰조사 전망
- 4043% 이자까지 갚았는데..."알몸사진 유포하겠다" 협박한 대부업체
- 믿고 돈 빌려주던 동료를 살해한 환경미화원…시신마저 소각했다[그해 오늘]
- 아침 일찍 출근해 개인공부하고 초과근무수당 챙긴 공무원…法 "징계 적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