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한일정상회담 전 방일해 일본 의원들에게 “많이 도와달라” 요청했지만···끝내 사과 없어
정진석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과 11일 일본을 방문해 일본 국회의원들을 향해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위해 많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앞서 일본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한국 여당 간부가 지난주 비밀리에 방일해 (일본 집권) 자민당 유력자와 접촉했다”며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사죄를 언급할 것을 요청했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보도 속 간부로 추정되는 정 전 위원장은 “한·일 정상회담을 성공시키자는 원론적인 얘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난 10일과 11일 일본을 방문했다며 “일본 자민당의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 한·일 정상회담을 성공시키자는 원론적인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일본에 (협조 요청을) 목적으로 간 것은 아니고 WBC(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 초청을 받아 겸사겸사 해서 간 것”이라며 “일본 의원들과 나란히 앉아 WBC 한일전 야구를 봤다”고 말했다. 정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과 17일 윤 대통령의 방일에도 동행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3151127001
정 전 위원장의 정상회담 전 방일 시기는 일본 언론이 “한국의 여당 간부가 다녀갔다”고 한 시기와 겹친다. 지난 17일 일본 지지통신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한국) 여당 간부가 지난주 비밀리에 방일해 (일본 집권) 자민당 유력자와 접촉했다”며 “한국 여당 간부가 한국 여론 분위기를 전달하고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입에서 직접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라는 과거 담화 문언을 언급해달라’고 작용(요청)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죄’와 ‘반성’이라는 표현을 언급하지 않았다.
정 전 위원장은 일본 언론 보도 내용과 달리 총리의 사과나 제3자 변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호응 요청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정 전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달는 얘기는, 교섭 당사자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기시다 총리의 사과나 제3자 변제와 관련된) 얘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년 만에 (하는) 정상회담을 성공시키는 데 우리 의원님들이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전 방일 성과가 있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무튼 그래도 일본이 각별하게 신경을 썼다”고 답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군 20대 장교 숨진 채 발견···일주일 새 군인 4명 사망
- “강원도 산양, 멸종 수준의 떼죽음” 정보공개청구로 밝혀낸 30대 직장인
- [종합] “김호중 위약금 보태라” 어긋난 팬심에 임영웅 ‘불똥’
- 인천시청서 6급 공무원 사망 “업무 때 자리 오래 비워 찾았더니…”
- 기아차 출국 대기 줄만 300m…운 나쁘면 3일 넘게 기다려야 승선[현장+]
- [단독] 세계유산 병산서원 인근서 버젓이 자라는 대마…‘최대 산지’ 안동서 무슨 일이
- 아이돌 출연 대학 축제, 암표 넘어 ‘입장도움비’ 웃돈까지…“재학생 존 양도” 백태
- 출생아 80% 증가한 강진군의 비결은…매월 60만원 ‘지역화폐 육아수당’
- 음주운전 걸리자 “무직” 거짓말한 유정복 인천시장 최측근…감봉 3개월 처분
- 미국의 ‘밈 배우’ 전락한 니콜라스 케이지…그 좌절감을 승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