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PD 탈JMS 카페에 올린 소감 "상상못한 결말, 메이플 용기에서 출발"

박효실 2023. 3. 1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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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연출한 조성현 MBC PD. 제공|넷플릭스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한국 사이비종교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폭로해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연출한 PD가 약 6500여명이 가입된 JMS 탈퇴자모임 카페에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교주 정명석을 향한 수많은 피해자들의 눈물의 고소와 증언이 이어진 상황에서도 철옹성처럼 견고했던 JMS(기독교복음선교회)는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교회 내부에서도 폭로가 터져나오고 신도들의 탈JMS 러시가 가속되는 모양새다.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는 앞서 3부작 JMS 시리즈를 통해 JMS 탈퇴자 메이플, 전직 JMS 목사, JMS 피해자모임 엑소더스 전 대표 김도형 교수 등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수천명의 여성 신도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정명석의 추악한 실체를 폭로했다.

조 PD는 지난 16일 카페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다큐멘터리 공개 이후 1년만의 변화를 감격스런 목소리로 증언했다.

그는 “작년 3월 16일, JMS는 성지승천일이라고 부르는 정명석씨 생일날 메이플과 함께 기자회견장으로 가던 순간이 제겐 여전히 눈앞에 선하다”면서 “스트레스 때문인지 아침부터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던 메이플에게 저는 기자회견을 하는 건 무리일 것 같으니 취소하자고 했다. 하지만 메이플은 ‘하나님도 저를 막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 큰 충격이었다. 존경의 마음이 들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넷플릭스‘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포스터.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 포스터. 제공|넷플릭스

실제 다큐멘터리에서 정명석의 추악한 성폭행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한 메이플은 신분을 드러내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이동하는 차안에서 연신 구역질을 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얼굴을 당당히 드러낸 메이플의 호소는 다큐멘터리 속에서 그 무엇보다 강력한 진실의 힘을 발휘했다. 그의 용감한 고백이 사실상 이 다큐멘터리의 시작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조PD는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작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JMS 내부에서) ‘사탄의 몸통’이라 불리던 김도형 교수님은 갑자기 의인이 되셨고, 정명석씨는 구속, 2인자 정조은씨는 정씨의 범죄 사실을 인정해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상상도 못했던 결말이다. 혹시 이런 상황을 예측한 분 계시냐. 그 모든 변화는 메이플, 그리고 프란시스의 용기 있는 선택과 고소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사이비 종교를 취재하며 절실히 느낀 것 중 하나가 법은 절대 피해자들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었으면 종신형을 선고받았을 정명석씨에게 10년형을 선고해 추가 피해자들이 나오게 한 것도, 제가 안쓰럽게 생각하는 아가동산 낙원이와 강미경씨 사망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도, 그리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아가동산 사건 방송금지가처분을 인용한 것도 다름 아닌 대한민국 법원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조PD는 “모든 사람은 변호인의 법적 조력을 받을 권리가 존재하긴 하지만 법무법인 광장이 정씨를 꼭 변호해야만 했을지, 민변 출신의 변호사들이 과거부터 이번 상영금지가처분 건까지 아가동산 김기순씨를 변호해야만 했을지 저는 잘 모르겠다”면서 “그저 돈은 정치적 지향성도, 인권에 대한 감수성도 사라질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걸 느낄 뿐이다”라고 씁쓸한 소회도 전했다.

여성신도에 대한 상습 성폭행 혐의로 10년간 구속수감됐던 정명석은 지난 2018년 출소 이후에도 여러 명의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구속됐다. 지난해 11월 첫 재판을 받았으며, 오는 21일 네번째 재판을 앞두고 있다.

재판을 앞두고 ‘나는 신이다’가 공개되며 정명석과 변호인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16일 법무법인 광장 출신 변호사 6명이 전원사임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JMS 내 2인자라고 불리는 정조은이 다큐멘터리 공개 이후 “여자들이 선생님 옆 3m반경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며 성범죄를 인지하고 막으려 했다는 듯한 발언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JMS 탈퇴자들은 “정조은은 정명석에게 피해자를 보낸 당사자다. 여성을 선별해서 마지막에는 정조은이 한 번 더 개인 면담을 하고, 따로 불러 통과하면 정명석한테 가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정조은이 사실상 채홍사 역할을 했다는 것.

성남에 있는 JMS 교회 목사로 활동 중인 정조은에 대해 경찰은 조만간 소환조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정명석의 생가가 위치한 충남 금산군 진산면 석막리(월성동)에서 주로 성범죄가 발생, 현재 충남경찰청 여성청소년 범죄수사대가 사건을 관할 중이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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